스페인 사람들에게 있어서 점심이란 하나의 신성한 의식이자 성대한 축제다. 그만큼 이곳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점심을 길게,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즐긴다. 신기한건 스페인 사람들의 점심 시간이다. 여기선 보통 2시~3시 사이에 점심을 먹는데 한국에서 11시 반이면 후다닥 식당에 달려가 밥먹던 내가 적응하기 조금 어려운 부분이었다. 빨리 먹고싶다고 해서 빨리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점심 메뉴(menu del dia)를 2시부터 시작하고 심지어 학교 cafeteria에서도 1시 전까지는 빵이나 간단한 커피같은 간식거리만 먹을 수 있다. 세상에... 한번은 무선 인터넷을 쓰려고 점심때쯤 맥도날드에 가 있었는데 12시에는 파리가 날릴 정도로 손님이 없더니만 2시가 지나자 슬슬 사람들이 들어..
스페인 사람들은 아침으로 뭘 먹을까. 개강후에는 주로 씨리얼과 요거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어서 아직도 잘 모르겠다. 처음 일주일 동안도 아침은 꽤 간단하게 먹었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싱싱하고 맛있는 과일을 싸게 구할 수 있어서 자주 즐겨 먹었다. 물론 매 끼니 빠질 수 없는 빵과 커피도 함께. 마드리드에서의 첫날 아침은 Granvia 근처에 cafeteria에서 사먹었다. 보통 아침 메뉴는 tortilla와 빵, 그리고 커피. 전에도 얘기했지만 마드리드에서는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상당히 비싸다. 이날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고는 그 이후로 한번도 밖에서 아침을 사먹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때는 빵을 즐겨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여긴 빵이 주식이다보니 자주 먹게된다. 처음 일주일동안은 그렇게 빵이랑 커피..
매일 포스팅을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어느새 마드리드에 온지 한달도 더 지나버렸다. 지금 사는 집을 구하기 전, 임시 숙소에서 머물던 마드리드에서의 첫 일주일도 한달 전 이야기다. 이제와서 다시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그때 참 즐거웠던것 같다. 늦었지만 그때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며... 첫 일주일동안 같이 만들어 먹었던 즐거운 요리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우린이랑 형윤이, 나중에 합류한 진원이까지. 마드리드에서의 처음 일주일간은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바빠서 자연스럽게 우리집이 모임 장소처럼 되어버렸다. 덕분에 같이 요리해서 저녁을 만들어먹은 기억도 많다. 마드리드의 물가는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이지만 외식비는 한국보다 조금 비싸다. 때문에 한번 밖에서 외식하고나니 좀처럼 사먹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대신 ..
지금 마드리드는 9월 7일 수요일 정오다. 시간표대로면 아침 일찍 사진수업이 하나 있지만 개강 첫주라 오늘은 휴강이다. 이따 저녁때 설계 수업 첫시간을 가봐야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통 블로그는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일단은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를 켰으니 불행중 다행일까나. 마드리드에 온지 정확히 보름이 지났다. 처음 일주일간은 airbnb.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작은 집하나를 친구랑 같이 통째로 빌려서 살았다. 가격은 호스텔보다 당연히 훨씬 비쌌지만 덕분에 마드리드에서의 첫 일주일을 마음 편하게, 또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사실 그 곳을 떠나온 이후론 이사며 개강이며 이런저런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두 배는 더 시간이 빨리간 것 같다. 기억이 더 흐려..
스페인 마드리드로 교환학생을 온지 딱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간 사진은 정확히 952장을 찍었고 돈은 생각보다 꽤 많이 썼다. 지금은 그동안 임시로 지내던 집을 떠나 처음으로 혼자 방에서 맞이하는 밤이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첫번째 밤이기도 하다. 전에 유럽여행을 했어서인지 인천공항을 떠날때까지도 그다지 설레거나 떨리지는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무감각했다. 비행기가 스페인 국경을 지나고 멀리 마드리드 공항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는 떨릴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하루하루 참 많은 걸 보고, 먹고, 마시며, 즐겼지만 아직 타국에 멀리 나와 살고있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적응이 빠른건지 아니면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이런말을 하기엔 너무 짧았던건진 아직 모르겠다. 내일 아..
출국 9시간을 남겨두고 드디어 짐을 다 챙겼다. 카타르 항공 수화물규정상 위탁수화물 23kg, 기내수화물 7kg까지 허용이고 위탁 수화물은 1kg 초과당 3만원씩 추가금이 부과된다. 일단은 위탁수화물 25kg정도로 약 2kg 오버한 상태인데 남은 시간동안 조금 더 고민해보고 되도록이면 23kg로 딱 맞추는 쪽으로 해야겠다. 곧 출국을 앞두고 정신없는 와중이지만 뿌듯한 마음에 짐 목록을 정리해봤다. [이민가방] -생활용품 전기장판, 수건 5개, 상비약(화이투벤, 해열제, 소화제, 밴드, 소독약, 파스, 면봉, 물파스), 수저 1세트, 빨랫줄, 빨래걸이, 쪼리, 신발주머니, 손톱깎이 세트, 계량스푼, 계량컵, 매직블럭 1개, 모자, 물티슈, 휴지, 우산, 드라이어, 자명종 시계 -세면용품 여행용 샴푸/린스,..
*아래 글은 2011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보시고 최신 정보는 꼭 대사관에 직접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이번엔 본격적인 비자 신청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스페인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비자 신청에 대한 글을 찾아보다 보면 '공증'과 '아포스티유'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자 신청이 처음이라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스페인 학생 비자를 위해서는 꼭 알아야할 절차인 만큼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려 한다. 지난번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사진을 첨부해 놓았다. 모든 서류준비를 마치고, 공증과 아포스티유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간다면 생각보다 쉽게 비자 신청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증이란?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아래 글은 2011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보시고 최신 정보는 꼭 대사관에 직접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출국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4학년 2학기 스페인 마드리드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하기 위한 준비에도 슬슬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이다. 사실 처음 교환학생 합격 발표가 있었을때만 해도 그냥 자연스럽게 출국하고, 가서 공부 열심히 하면 되는줄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준비를 하다보니 내가 알아서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더라. 특히나 출국을 하기위한 가장 첫걸음인 비자 신청 과정에서도 생각보다 예상치못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 금요일에 비자 신청을 무사히 마쳤다. 처음엔 불친절한 스페인 대사관 홈페이지때문에 살짝 당황했었지만 인터넷 여기저기서 정보를 모은 끝에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