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의 첫걸음, 스페인 학생 비자 받기 - (2)비자신청

*아래 글은 2011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보시고 최신 정보는 꼭 대사관에 직접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이번엔 본격적인 비자 신청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스페인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비자 신청에 대한 글을 찾아보다 보면 '공증'과 '아포스티유'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자 신청이 처음이라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스페인 학생 비자를 위해서는 꼭 알아야할 절차인 만큼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려 한다. 지난번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사진을 첨부해 놓았다. 모든 서류준비를 마치고, 공증과 아포스티유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간다면 생각보다 쉽게 비자 신청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증이란?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존재를 공적으로 증명하는 행정행위. [출처] 공증 [公證 ] | 네이버 백과사전

 백과사전에 의한 정의는 위와 같다. 쉽게 말해서 어떤 사실에 대한 문서나 서류 따위를 공식적으로 효력을 가지도록 공증사무소를 통해 증명하는 절차를 말한다. 스페인 학생 비자를 위한 서류중에선 재학증명서(사립대의 경우만), 재정경제지변서, 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공증 받아야 한다.

 공증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면 편하다. 소득금액증명서처럼 발급처가 확실한 공식기관인 문서들과는 달리 재정경제지변서와 같이 개인이 작성한 서류는 아직 효력을 가지지 못하는 문서다. 예를 들어 국립대의 재학증명서(영문)는 공기관(국립대)에서 발행한 문서이므로 공증이 필요없지만, 사립대의 재학증명서(영문)는 그렇지 않기에 반드시 공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외교통상부가 지정한 공증 사무소에서 공증을 받아야 하며, 내 경우에는 외교통상부 여권과(종로구청 뒤 코리안리재보험 빌딩) 지하 1층에 있는데서 간단하게 해결했다. 재정경제지변서의 공증비용은 5만원 정도였으며, 시간은 20여분 정도 소요된다.

 

 

 공증을 마치게 되면 해당 문서의 앞뒤로 두 장이 붙게 된다. 한마디로 이제 효력을 가지는 '공식 문서'가 되었음을 뜻한다. 참고로 재정경제지변서를 공증받기 위해서는 재정 보증인의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다른 문서와 달리 주체가 '재정보증인'이 되는 문서이기때문에 공증 받은 문서에도 재정보증인의 이름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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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스티유(영사확인)란?

협약에 따라 문서의 관인이나 서명을 대조하여 진위를 확인하고 발급하는 것을 가리켜 아포스티유라고 한다. 외국에서 발행한 문서를 인정받기 위해, 문서를 국외에서 사용하기 위해 확인을 받는 것을 아포스티유 확인이라 한다. 아포스티유가 부착된 공문서는 아포스티유 협약 가입국에서 공문서로서 효력을 갖게 된다.

 효력이 없는 문서를 공문서와 동일하게 만들어주는것이 공증이었다면, 아포스티유는 그 문서를 스페인에서도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인가해주는 과정이다. 스페인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결국 준비한 모든 문서가 스페인에서도 효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므로 모든 증명서들은 반드시 아포스티유를 받은 후에 제출해야만 한다. 단 보험가입증서 같이 문서 자체가 효력을 가지는 경우나, 입학허가서 처럼 발급처 자체가 스페인 기관인 경우에는 아포스티유를 받지 않아도 된다.

 아포스티유는 외교통상부 여권과에서 받을 수 있다. 9시부터 신청이 가능한데 11시 넘어 신청한 서류는 익일에 처리가 된다고 하니 미리미리 가는 편이 좋겠다.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이며, 아포스티유를 받는 서류 한장 당 신청서 한 장씩을 따로 기입해야 한다. 한 장당 수입인지 1000원씩 구매하여야 하며 처리된 서류를 찾을때는 신청인의 신분증 사본이 있어야 한다. 아포스티유를 마친 서류는 위와 같이 뒷면에 스티커가 붙게 되며, 이 스티커 윗부분은 앞면으로 이어져있다. 

 특별히 어려운 절차는 아니지만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범죄수사경력회보서의 경우 공증과 아포스티유를 둘다 받아야 하는 서류인데, 아포스티유를 받아야하는건 번역공증을 마친 서류가 아닌 회보서 원본이다. 따라서 공증을 맡기기 전에 먼저 한장짜리 회보서에 아포스티유를 받고, 아포스티유를 마친 서류를 공증사무소로 가져가서 공증을 받아야 한다. 나는 단기 비자를 신청해서 필요 없는 과정이었지만 장기 비자의 경우 꼭 신경써서 틀리지 않게 해야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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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대사관에서 비자 신청하기

 이제 준비한 서류들의 공증과 아포스티유도 끝이 났으니 한남동 대사관으로 가서 비자를 신청하는 일만 남았다. 스페인 비자 신청은 월, 수, 금 오후 1시까지만 제한적으로 받고 있기때문에 요즘같은 방학때는 항상 학생들로 붐비는 편이다. 특히나 대사관 민원실 규모 자체가 매우 작고 생각보다 많이 무질서하므로 무조건 일찍 가서 끝내는걸 추천한다. 하루만에 공증/아포스티유와 비자 신청을 끝내버릴 생각이라면 움직이는 동선을 잘 짜야 최대한 일찍 대사관에 도착할 수 있다. 추천하는 루트는 다음과 같다.

(1) 오전 9시 전까지 외교통상부 여권과 4층에 도착해서 기다린다.
(2) 문이 열리자 마자 재학증명서/소득금액증명/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아포스티유 신청한다.
(3) 지하1층 공증사무소를 찾아가 재정경제지변서 공증을 신청한다.
(4) 공증이 끝난 재정경제지변서를 아포스티유 신청하고, 미리 신청한 아포스티유가 끝난 서류들을 찾아온다.
(5) 다시 공증 사무소로 찾아가 아포스티유 받은 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번역공증 신청한다.
(6) 공증을 마치면 모든 서류들을 챙겨서 택시(추천)를 타고 한남동 스페인대사관으로 출발한다.

 흐리게 표시된 부분은 장기 비자 신청시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내 경우에는 위와 같이 외교통상부에서 일을 마치고 한남동 대사관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안되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비자신청을 마치고 나온건 12시가 훌쩍 넘어서였다.

 스페인 대사관은 규모도 작고 일반 가정집처럼 생겼다. 사진에서 왼쪽에 작게 보이는 스페인 국기가 내걸린 건물이 대사관이다.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갔는데 기사님도 상당히 헛갈려하시더라. EMBAJADA DE ESPAÑA라고 써있는 작은 간판만이 이곳이 대사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신기한건 들어가기위해서 초인종을 눌러야 한다는 점!

 이후의 비자신청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선 창구에 준비해온 서류를 보여주면 잘못된 점이 없는지 한번 쓱 훑어보고는 '비자 신청서'를 건네준다. 옆에 작은 테이블에서 이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되는데, 대충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출국 예정일, 그곳에서 머무르는 기간 및 거주지 주소 등을 적게 되어있다. TODO ESPAÑOL이지만 옆에 한글 번역본이 비치되어 있으니 참고해서 적으면 되고, 거주지 확인증이 따로 없이 입학확인서로 대체한 경우엔 현지 주소를 적지 않아도 무방하다. 

 신청서를 다 적은 뒤 준비해온 서류들의 복사본, 여권사진 한장, 여권 사본과 함께 제출하면 끝. 여기서 주의할점이 있는데, 반드시 모든 신청서류들을 한 부씩 미리 복사해와야 한다. 공증/아포스티유를 받은 서류는 물론이고 잔고증명, 보험증서 까지도 모조리 복사본을 챙겨와야한다. 대사관에서는 복사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멀리 문방구를 찾아 다녀오는 불상사가 생길수도 있다. 나는 외교통상부를 나오기 전에 지하 1층 문방구에서 복사를 해왔다. 이때 공증받은 서류는 표지, 속지가 모두 나오도록 복사해야하고 아포스티유 받은 서류들은 양면복사로 원본과 똑같이 해와야 한단다. 제출하는 사진 역시 반드시 여권용 규격에 맞아야 한다. 내 앞에 한명도 사진의 배경이 흰색이 아니라서 퇴짜맞았다.

 이렇게 모든 신청을 마치면 위 사진처럼 생긴 영수증을 한장 건네주며 '2주~3주 걸릴거에요'라고 말해준다. 지금도 기다리는 중인데 아마 이번달 말이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비자에 비해서 학생비자는 조금 일찍 나오는 편이라 천만 다행이다.

 이렇게 해서 교환학생의 첫걸음, 스페인 학생비자 발급신청이 모두 끝났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류를 준비하고, 거주지 확인문제 때문에 UPM과 수차례 메일을 주고받을때만 해도 정말 짜증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 마치고 나니 '겨우 이 영수증 한장 때문에 그 고생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마드리드에 가면 이보다 더 복잡하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수도 없이 벌어질 터! 그래도 일단 큰 산 하나 넘었으니 마음만큼은 너무나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