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넘게 사진을 찍는다고 찍어왔지만 촌스럽게 그동한 삼각대 한번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었던것 같다. 우연찮게 맨프로토 7322YB M-Y 삼각대 체험단에 선정되어서 처음으로 야경출사도 가보고 사용기 준비한다고 고생도하고 좌충우돌하면서 주말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그날따라 어찌나 바람이 매섭던지... 꽁꽁 얼어붙은 삼각대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사진도 찍어야하고 생각도해야하고 정말 사용기도 아무나 쓰는게 아닌가싶기도 하다. 어쨌든 초보자를 위한 삼각대가 하나 생겼으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사진을 찍으라는 뜻이 아닐런지^^
서울에서 동인천까지 지하철로는 1시간 남짓, 자동차를 타고는 빠르면 30분이 고작이다. 이제는 9호선이 생겨 서울 한복판에서도 질주하는 급행열차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지만, 어두컴컴한 지하가 아닌 땅 위로 달리는동인천 급행을 타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꼭 기차가 아니어도 덜컹거리는 리듬에 몸을 맡기고 차창밖을 바라보다 보면 꼭 기차여행이라도 하고 있는 마냥 신이나곤 했다. 서울에서는 접하기 힘든 제대로 된 중국 요리들이나 군것질을 맛보려는 목적으로 인천 차이나타운까지 먼 걸음을 하는 사람들도 많단다. 사실, 휴가를 나온 친한 동생녀석이 1박2일로 어디든 여행좀 다녀오자는 말에 서울서 제일 가까운 인천을 무작정 택했던 것 같다. 차이나타운은 그만큼 서울과는 뭔가 다른게 있을거라고 생각했던것 같기도 하고..
지독한 고독, 혼자만의 사색에 잠겨보는 시간들이야 말로 긴긴 배낭여행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서울땅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다보면 가만히 앉아 고민과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시간이 지나 그때의 그 고민이 쓸데없는 잡생각이었다는 후회가 들더라도 말이다. 비행기를 타고 잠시 눈을 붙이고 나면 어느새 나는 지구 반대편에 와있는, 그런 세상이다. 두 발로 찬찬히 한발씩 내 딛으며 여행을 하다보면 이따금씩 내가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난 허리를 숙여 내 발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지금 두 발로 밟고 서 있는 바로 그곳의 좌표를 기억하는 일종의 혼자만의 의식인 셈이다. 와장창! 치토..
옥인동, 통인동, 효자동, 필운동, 체부동.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익숙한 동네 이름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경복궁역에서 내려 북쪽으로 산자락을 따라 걸으며 마주치는 '서촌'의 지명들이다. '북촌'은 들어봤어도 '서촌'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지만 어쩌면 북촌보다 더 생생한, '진짜 한옥'들이 이곳 서촌에는 가득하다. 얼마 전, 종로구에서는 걷기좋은 고샅길 20선을 발표했다. 그중 마지막 스무번째 고샅길이 이곳 서촌이다. 통의동 백송 및 창의궁터 → 효자로 → 효자·옥인동 한옥길 → 박노수 가옥 → 옥인 시민아파트 청계천 발원지 → 이중섭 가옥 → 필운동 골목길 → 배화학교 및 필운대 터로 이어지는 코스는 2010년까지 정비사업 및 기타 조성사업을 통해서 관광코스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평범..
내일 (11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는 국제 스노보드 월드컵이 열린다. 평창도 아니고, 무주도 아니고 뜬금없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스노보드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말이 필요없다. 이미 대회는 내일로 다가왔고 복원공사중인 광화문 위로는 스노보드 점프대가 올라타버렸다. 사진을 보고 대개 사람들의 반응은 이게뭐냐, 믿지못하겠다, 왜그랬을까 등등 다양하다. 세종로의 차들이 양옆으로 비켜나고 세종대왕님께서 그 가운데 떡하니 자리를 잡으셨을 무렵, 광화문 광장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올리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내일로 다가온 스노보드 월드컵 소식을 듣고 얼른 포스팅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짧은 생각들을 적어본다...
야한 포즈의 조각상들인 '미투나'로 유명한 카주라호. 델리나 바라나시 같은 대 도시들과 비교하면 비교도 안 될 만큼 작고 한적한 곳이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한국인 여행자들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일까. 한국인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 할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도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큼직한 눈에 까무잡잡한 피부, 우리와 조금은 다른 모습의 외국사람들이 한국어로 이야기하는걸 듣고 있다보면 참 신기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평소와는 달리 한국에서 온 배낭여행자가 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딜가도 나에게 쏠리는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예정보다 조금 오랫동안 카주라호에 머물렀는데 어느새 나는 마을의 스타(?)가 되어있었다. 마을 어귀의 ..
2년전 유럽을 여행할때만 해도 그렇게 한국음식이 그립거나 먹고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들을 매일같이 먹을 수 있었으니 굳이 더 비싼 돈을 줘가면서 까지 한국음식을 찾아 헤멜 필요가 없었던게 아닐까. 하지만 인도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코 끝이 찡해질 정도의 강한 향신료와 어딜가도 하나같이 짜고, 느끼하고, 맵고... 너무 강렬한 인도음식들만으로 여행내내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무리가 아니었을까.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때는 매일같이 서민들이 자주 찾는 진짜 인도식 식당에 들어가 이것저것 먹어보면서 마냥 신났었던것 같다. 하지만 나역시 영락없는 한국사람인 모양이다. 일주일정도 지나고 나니 어느샌가 한국음식, 김치, 라면 ..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자한이 애비인 뭄타즈 마할을 위해 1631년 착공을 시작하여 22년간의 길고 긴 공사 끝에 완공된 어마어마한 규모의 무덤이다. 타지마할 뒷편으로 유유히 흐르는 야무나 강의 풍경과 정원의 정방형 호수에 비친 타지마할의 반영은 웅장함을 넘어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지금은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든 대칭형 건물이 하나뿐이지만, 처음 계획할 당시에는 타지마할 반대편에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똑같은 건물이 하나 더 있었다. 하지만 검은 타지마할은 결국 지어지지 못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반만 완성된 계획이지만 지금도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걸 보면, 만약 검은 타지마할까지 함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정도까지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타지마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