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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에 이어서, 안면도 두에기 해변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한다. 작고 아름다운 해변인 두에기는, 이른 새벽이면 물안개가 하얗게 피어 올라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로 변한다. 이른 시간부터 바다에 나온 사람들은 낚시를 하고 해산물을 채취하느냐 분주한 모습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인적이 드문 해안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두에기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해수욕도 좋지만,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보는 기분이 나름 괜찮다.



이른 시간임에도 바다에 나온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전에 유럽 여행을 하던 중 들렀던, 프랑스 남부의 니스 해변이 문득 생각났다. 뜨거운 여름날 배낭여행에 지쳐서 였을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에 풍덩 하고 뛰어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바다에 들어와 있는 사람은 우리들 말고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서양 사람들과 동양사람들이 바다를 즐기는 방식의 차이라고 한다. 동양 사람들(특히 한국 사람들)은 바다에 가면 튜브를 타고, 해수욕을 하고, 그렇게 물에 들어가서 즐기는 생각을 먼저 한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백사장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일광욕을 하며, 그렇게 '바라보는'걸 즐긴다고 한다.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낸 재미있는 풍경이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사라진 두에기의 아침


 두에기 해변은 그렇게 '바라보기 좋은' 바다다. 복잡한 일들일랑 훌훌 털어버리고 잠시 머물러 쉬기 좋은 그런 곳.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되면 물보다 사람이 더 많다는 해수욕장이 대부분이지만, 그런 북적거림보다는 가끔 이렇게 '쉼표'를 찍는 여행도 좋지 않을까. 



해변도 좋지만, 해변까지 가는 길은 더 좋다


 숙소에서 해안까지 연결되는 자그마한 오솔길도 참 분위기가 좋다. 특히나 이른 아침이면, 바다에서 올라온 안개가 숲 속까지 스며들어 몽환적인 느낌마저 든다. 두에기에 다녀온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도 가끔 머리가 아플때면 두에기의 여유로운 풍경이 떠올라 잠시 눈을 감게 된다.

두에기, 그곳에는 '여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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