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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짧은 라이딩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은 조금 더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한강은 꽤 큰 강이라 흘러들어오는 지류도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들로는 안양천, 탄천, 양재천, 중랑천 정도가 있겠다. 안양천은 예전에도 포스팅을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계속 따라가면 안양을 통과해 의왕시 백운호수까지 연결되어 있는 제법 큰 천이다. 주변으로 자전거 도로도 꽤 잘 되어있어서 달리는 맛이 꽤 괜찮은 코스라고 할까나. 사실, 안양천으로 흘러들어오는 도림천이나 학익천 같은 지류들까지 이용하면 꽤 많은 곳을 자전거로 갈 수 있게 되는데 오늘의 목적지인 보라매 공원 역시, 안양천에서 도림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갈 수 있게 되어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이렇게 길을 찾아내고 따라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오늘은 그래도 코스가 제법 다이나믹 하다


 오늘의 코스는 거리가 제법 된다. 예전에 도림천에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 진걸 알고는 집에서 학교까지 쭉 자전거를 타고 가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때는 안양천에서 도림천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지나쳐 버리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었다. 오늘은 미리 지도를 보고 어디서 연결되는지를 보고 찾아가기로 했다. 오목교를 지나 신정교 바로 아래서 안양천가 도림천의 합수지점이 있다. 도림천으로 빠진 이후에는 계속해서 지하철 2호선과 신림역까지 같이 가기 때문에 보라매 공원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출발하기 전 인증샷, 오늘은 염강 나들목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늘 이용하던 구암 나들목이 아니라 염강 나들목으로 향했다. 두 나들목은 가양대교 남단의 좌우로 위치해 있는데 달리게 될 방향에 따라서 선택해서 나가면 먼 길을 돌아가지 않아도 바로 한강으로 진입할 수 있다. 어제 무거운 카메라를 싣고 조심조심 달렸던 데에 비하면 오늘은 제법 차림이 간소하다. 카메라도 펜탁스 I-10 컴팩트 카메라만 챙기고, 대신 가방에는 공원에서 쓸 글러브와 야구공을 챙겼다.

라이더를 배려한 센스있는 배수구 덮개


 한강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는데 그동안 미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게 눈에 띈다. 바로 사진 속 배수구 덮개. 일반적인 길쭉한 네모 모양이 아니라 세모 모양으로 짜여진 모습이 생소하다. 자전거나 인라인이 드나드는 나들목 앞이라 바퀴가 빠져서 자칫 사고가 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런 디자인이야 말로 정말 '괜찮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이라는게 멋지고 화려하다고 다 좋은게 아니라는 말씀. 이런 작은 배려가 담긴 디자인이 앞으로 도시 이곳 저곳에 더 많아지면 정말 좋겠다.


안양천 합수지점은 라이더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얼마 달리지 않아서 금새 안양천 합수지점에 도착했다. 지하철도 환승역이 더 붐비는 것 처럼, 합수지점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늘도 있고,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있어서 잠깐 앉아서 한 숨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도림천으로 가기 위해서는 안양천의 왼편을 타고 처음부터 달리는게 편하다. 위 사진은 미처 그 생각을 못하고 오른쪽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한장 찍고 나온...

저 다리가 조금만 더 아름다웠다면...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이정표도 자전거 도로 근처에 세워져 있었다. 예쁘긴 한데, 다만 글씨가 좀 작아서 달리며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그 뒤로는 안양천을 건너는 자전거 전용 다리도 보인다. 차가 다니는 대교보다는 인도교나 이런 자전거 다리가 스케일이 작아서 훨씬 예쁘고 아름다운데, 너무 칙칙하게 콘크리트만 부어 놓은 것 같다. 선유도로 들어가는 선유교는 얼마나 예쁜데! 안양천을 건너는 이 다리에도 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더 아름답게 디자인 하면 어떨까. 한강을 달리는 사람들의 애정을 듬뿍 받을 수 있지 않을지...


안양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아파트가 참 많다


 안양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탁 트인 고수부지 너머로 높다란 아파트들이 많이 보인다. 그나마 이런 강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꽤나 답답한 동네가 될 뻔 했다. 요새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넥센의 홈 구장인 목동 야구장도 보인다.


드디어 찾았다! 도림천 합수지점 도착!


 드디어 도림천 합수지점인 신정교 아래에 도착했다. 아니 이렇게 찾기 쉬운걸 왜 전에는 못찾았을까. 여기서부터는 안양천이나 한강과는 조금 다른 코스가 시작된다. 새로운 코스를 달리기 전에 잠깐 멈춰서 쉬어가본다. 딱히 주차할 곳이 없어서 그냥 교각에 기대어 세워놨는데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멈춰서서 쳐다보더라.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미니벨로는 생소한 자전거긴 한것 같다.


지하철 2호선이랑 누가누가 더 빠른지 시합하는 구간~


 도림천을 따라서, 위로 달리는 지하철 2호선과 유쾌한 경주가 시작된다. 매일 아침마다 느리게 가는 전동차 안에서 속터지던 모습을 떠올려보니 왠지모르게 쾌감마저 든다. 조금 더 익숙해지면 자출족이 되어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침마다 멀리 지하철을 보며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줄까나!


교각 밑은 말 그대로 천연 에어컨 바람이 불어온다


 도림천은 위로 복개된 도로가 있어서 대부분의 코스가 이렇게 그 아래로 되어있다. 어제는 날이 꽤 더운 편이었지만 이렇게 교각 밑으로 들어오면 에어컨이라도 틀어놓은 것 처럼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지하 도시 세계를 탐험하는 상상마저 하게 만드는 색다른 코스에 힘든줄도 모르고 페달을 밟았다. 시원해서 속도를 내기 좋은 코스지만, 조금 어둡고 도로폭이 좁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잘 보며 주의해서 달려야 한다. 특히나 밤에는 가로등 간격이 꽤 넓으니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가장 복잡했던 구로 디지털 단지 역 아래의 모습

 
 이제 보라매공원에 거의 다 왔다. 구로 디지털 단지 역 아래는 주차장으로 복개되어 있어서 조금더 복잡했다. 무슨 괴물이라도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터널을 지나고 나면 신대방역, 보라매 공원에 도착한다. 계속해서 교각 아래로 달렸더니 이제는 몸이 슬슬 춥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 여름에 오면 정말 시원하겠다.


드디어 보라매 공원 도착! 오랜만이야


 드디어 보라매 공원에 도착! 사람도 정말 많고, 강아지도 많고, 자전거도 많다. 시계를 보니 대충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다음에 도림천을 따라서 끝까지 달릴때는 조금더 페달을 빠르게 밟아야겠다. 집에서부터 한시간 내로 학교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스트라이다로 그렇게 하려면 더 많이 연습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어쨌든 오늘도 무사히 라이딩 완료!

예! 달려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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