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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서 3D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영화 아바타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3D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이제는 거실에 편안하게 앉아서도 3D 티비로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안경없이 볼 수 있는 3D 티비가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며, 후각까지 즐기는 4D 영화관은 이미 성업중이다) 하지만, 대 유행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바타를 보지 않았던 1인으로써, 당최 입체 영상이라는게 어느정도로 실감나는건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었다.

펜탁스 STEREO ADAPTER 3D의 외관, 독특한 모양에 먼저 눈길이 간다


 사진을 찍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삼차원인데,(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차원에 가깝지만) 아무리 카메라로 열심히 찍어봐야 이차원 평면밖에 담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굳이 힘들게 입체를 평면속에 담아내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건 아닐까. 어쩌면 사진은 평면을 평면으로 옮기는데에 더욱 유용한 도구이고, 그게 사진의 진정한 의미는 아닐까... 이런 생각들.
 그래서 한때는 원근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평면이나 패턴등을 찍으려고 혈안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요즘 카메라들은 가볍게 무시해주더라. 이미 후지에서 나온 3D 컴팩트 카메라는 사용자가 꽤 많다고 들었고, 오늘 사용해본 펜탁스 STEREO ADAPTER 3D라는 제품은, DSLR 에서도 3D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악세서리다.

두 개의 구멍을 통해서 얻은 상을 하나의 화면에 배치해주는 원리다


 3D 사진의 원리는 간단하다. 사람은 세상을 두 눈으로 보는데, 이때 양쪽 눈에 맺히는 화상의 차이를 통해서 거리감과 공간감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한쪽 눈을 감으면 거리를 잘 못마추고 걸음걷기가 불편해 지는게 바로 그 때문이다. 펜탁스 STEREO ADAPTER 3D는 52mm 구경에 맞춰 나온 제품이다. 렌즈 앞부분에 추가로 마운트 하면 마치 잠망경 비슷한 요상한 모양이 되는데, 양쪽 구멍으로 들어오는 상을 나란히 배치해서 한 장의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해주는 원리다. 그렇게 찍힌 사진을 특수 안경으로 보거나, 매직아이를 해서 겹쳐 보게 되면 놀랍게도 입체 사진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번 찍은 사진들을 보자.

* 아래 사진들은 매직아이로 두 장면을 겹쳐서 바라볼 때 입체 사진이 된다.
* 잘 안보이는 경우, Ctrl+마우스 휠로 화면을 조금 축소해서 보면 더욱 잘 보인다.







 매직아이에 성공 하셨는지... 두 화면이 하나로 겹쳐지는 순간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것 처럼 모니터 속에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온다. 펜탁스 STEREO ADAPTER 3D 의 경우에는 DSLR을 이용해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화질이 선명하고 또렷하면서도 입체로 보이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52mm용으로만 제작되어있고(번들 렌즈와의 궁합이 좋다), 초점거리는 35mm정도에 두어야 가장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제약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늘 사용하던 카메라로 이렇게 재미있고 독특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판매하지 않으며, 중고 매물도 거의 안올라오는 편이라 쉽게 구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마지막으로, 펜탁스 STEREO ADAPTER 3D를 끼운 상태에서 찍은 동영상을 한편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동영상의 경우, 더욱 생동감있는 화면을 맛볼 수 있으며, 아바타를 안본 나같은 촌놈(?)에게는 신선한 충격일 정도다. 앞으로 점점 더 3D 영상의 비중이 커지면, 이런 악세서리 없이도 입체 사진을 찍고, 안경 없이도 감상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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