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도 서울에 눈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물씬 풍겨온다. 꽃을 찾아, 나무를 찾아 봄나들이 가는 사람들로 연일 꽉 막힌 도로. 멀리 가는 것도 좋지만, 한강에만 나가도 봄을 즐길만한 예쁜 볼거리가 꽤나 많다.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첫번째 대상지다. 이미 반포대교를 수놓는 달빛 무지개분수는 자칭 세계의 명물이 되었고, 플로팅 아일랜드도 벌써 골조가 들어서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거기에 이런저런 다채로운 행사까지 매일같이 열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봄의 전령사는 아름다운 꽃들. 반포대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래섬에서 5월의 유채꽃이 만발한다기에 이 좋은 계절이 가기 전, 서둘러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한강은 워낙 큰 강이라 지류도 많고, 섬도 많다...
펜탁스 옵티오 I-10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5년간 늘 함께했던 SONY W1 컴팩트 디카를 지난 인도여행에서 떨어뜨린 후, 두 번째로 가져보는 컴팩트 디카다, 일명 똑딱이. 성능은 말 그대로 컴팩트한, 더 할것도 덜 할것도 없는 모델이지만 빼어난 외모 덕분에 인기가 나름 좋다. 특히나 언니 유저들, 여성 유저들에게는 성능을 보지 않고도 결제를 해버리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녀석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 가죽 속사케이스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사실 카메라 출시와 함께 일본에서는 속사 케이스가 발매 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들어오지 않고, 대신 한국에서 제조한 인조 가죽 속사케이스를 펜탁스존에서 판매중이다. 간단히 속사 케이스에 대해 살펴보자.
어제의 짧은 라이딩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은 조금 더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한강은 꽤 큰 강이라 흘러들어오는 지류도 많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들로는 안양천, 탄천, 양재천, 중랑천 정도가 있겠다. 안양천은 예전에도 포스팅을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계속 따라가면 안양을 통과해 의왕시 백운호수까지 연결되어 있는 제법 큰 천이다. 주변으로 자전거 도로도 꽤 잘 되어있어서 달리는 맛이 꽤 괜찮은 코스라고 할까나. 사실, 안양천으로 흘러들어오는 도림천이나 학익천 같은 지류들까지 이용하면 꽤 많은 곳을 자전거로 갈 수 있게 되는데 오늘의 목적지인 보라매 공원 역시, 안양천에서 도림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갈 수 있게 되어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이렇게 길을 찾아내고 따라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
스트라이다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일주일 째.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그런 녀석이지만 가장 좋은점을 꼽으라면 바로, 주말이 기다려 진다는 점! 예전같으면 주말 내내 방에 틀어박혀서 꼼짝도 않고 빈둥거렸을테지만 이제는 얘기가 좀 다르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저 멀리까지 함께 달리고 싶지만 우선은 집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마침 한강 하류쪽으로 조금만 가면 방화대교 근처에 '강서 생태 습지 공원'이 있다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원래 풀사진, 꽃사진 찍는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왠지 그곳에 가면 예쁜 꽃이 만발했을 것 같아서 접사 렌즈도 하나 챙겨넣었다. 이럴때 아니면 또 언제 그런 사진을 찍어보겠어. 오늘의 라이딩 코스.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 거리도 가깝고 특별히 오르막이 있지도 않다...
처음 찍은 사진, 누군가의 필름 첫 롤 속에 담긴 사진들은 그 사람의 성격을 대변한다고 했다. 얼핏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갸우뚱 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지금이야 사진을 찍고나서 마음에 안들면 '삭제'키를 눌러서 지워버리면 그만이지만 필름은 좀 다르지 않은가. 일단 셔터를 누르고 나면 좋던 싫던 '내 사진'이 되는 것이니 자연스레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고민도 더 많이 했고, 셔터를 반쯤 누르다가도 이내 손가락을 치워버리고 망설였던 기억도 많았다. 사람은 뭐든지 '처음', '최초'를 기억하길 좋아한다. 그래서 필름 첫 롤이라는 의미는 더욱 크게 와닿는다. 왜, 티비에서도 나오는 말처럼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들이니 말이..
아마 네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써주신 내 이름이 반짝반짝 빛나던 세발 자전거를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되어 참 많이도 타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관리를 딱히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지만 십 몇년 동안 거의 매년 한번씩 자전거를 도난당했던 쓰린 아픔도 있다. 마지막 자전거를 샀던게 2006년. 하지만 고이 잘 묶어두었던 자전거는 다음날 아침 온데간데 없이 증발해 버렸고, 그 이후 꽤 오랜 시간동안 자전거 없이 살았다. 하지만 요새 봄볕이 왜 그리도 좋은지. 자꾸만 몸이 근질근질 거려서 결국 다시 또 한대를 질러버렸다. 이번엔 정말 잘 간수해서 평생 함께 할꺼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과 동기들, 후배들이 하나 둘씩 토이카메라를 사더라. 작고 귀여운 엑스무스, 재미있는 프레임 구성이 돋보이는 슈퍼 샘플러, 얼굴을 아주 웃기게 만들어 버리는 피쉬아이 까지. 작고 귀여운 외모 만큼이나 찍히는 사진들도 참 매력적이다. 그동안 필름 카메라를 오랫동안 안쓰면서 집에 굴러다니는 필름이 꽤 많았는데, 우연찮게 이번에는 홀가(Holga) 135 BC TLR 리뷰를 작성하며 마음껏 찍어볼 기회가 생겼다.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는 흔히 말하는 SLR, DSLR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웨이스트 레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피사체를 담는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경건한 느낌까지 들게 만든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토이 카메라. 하지만 사진을 즐길줄 아는 당신이라면 분명 좋아하게, 아니 그 매력에..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던 한국의 2월. 두툼한 점퍼와 목도리를 풀어 헤치고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아프리카에서의 여정도 이제 마지막 몇 시간만을 남기고 있다. 아직 비행기 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지만 천천히 짐을 챙겨 케냐에서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럽게 바뀐 날씨에 적응을 못하고 잠 못 이루던 잔지바르에서의 첫 날 밤, 비포장 도로에서 덜컹거리며 하루종일 버스를 타고 먼지를 뒤집어 쓰던 기억, 난생 처음 맛보는 악어 고기로 배를 두둑히 채웠던 마지막 저녁식사. 처음엔 너무나 불편하고 힘들게만 느껴졌던 모든 일이 어느새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었다. 공짜 항공권이 아니었다면 애초부터 계획조차 하지 않았을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