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퀘떼레(Cinque terre). 이탈리아어로 '다섯(Cinque)개의 땅(Terre)'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리오마조레,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이렇게 다섯 마을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이 다섯 마을들은 이탈리아 북서부 해안을 바라보고 가파른 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인 관광지들과 차마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마을들이지만 유럽 여행자들에게는 의외로 꽤 알려져있는 편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도 등록되어있단다. 흔히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럽에서 제일 아름다운 마을'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1, 2위를 다투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해안가의 조그만 다섯 마을이 이토록 유명해지게 된건 자연적, 지형적인 특성 때문이다. 지중해의 세찬 바람을 제..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이 밝았다. 어느덧 독일에 온 지도 나흘째지만 빡빡한 학교 수업에 시달리던 마드리드에서와는 달리 딱히 할일이 정해지지 않은 편안한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독일에서의 시간은 더욱 느리게만 흘렀다. 날씨도 한 몫 단단히 했다. 파란 하늘과 쨍한 햇살이 익숙한 마드리드와는 달리, 어딘가 우중충 하면서도 빗방울을 가득 머금은 뒤셀도르프의 하늘은 늘 멈춰있는것만 같았다. 독일 사람들에게 있어서 크리스마스란 우리나라의 설날과 견줄 만큼 큰 명절이다. 유럽에 오기 전까지는(더욱 정확히는 파울네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전까진) 몰랐지만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란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더라. 그런 점에서 난 참 행운아다. 멀리 마드리드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낸것도 과분한데 독일의 가정집..
마드리드 공과대학교의 2011년 2학기 공식 종강일은 12월 21일 수요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떠나는 내 비행기표 역시 12월 21일 출발이었다. 다른 과목들은 일찍이 종강을 했지만 한국에서도 늘 그랬듯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는건 설계스튜디오 과목이다. 강의 계획표 상에는 12월 19일 월요일 마감이었던게 어찌된 영문인지 21일 수요일로 일정이 변경되어버렸다. 마감 제출시간은 정오~오후 1시 사이, 뒤셀도르프로 가는 내 비행기표는 오전 11시 20분 출발. 결국 교수님께 따로 말씀드려 하루 일찍 마감을 하고서야 독일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마드리드에서의 교환학기 마지막 할 일을 끝내고, 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소박한 종강파티 뒤에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오전 1..
똘레도, 빠를라에 이은 세 번째 여행지는 세고비아.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진, 버스로 두 시간 조금 못되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도시다. 아직까지도 마드리드가 속해있는 까스띠야(Castilla) 지방을 못벗어나고 있는게 아쉽긴 하지만, 공휴일을 이용해 당일치기로 가볍게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똘레도(Toledo)보다 훨씬 더 정감가고 예쁜 도시였다.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버스다. 마드리드 북서쪽 도시로 향하는 버스들의 출발지 쁘린시뻬 삐오(Principe pío)에서 매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진원이랑 아침 열 시에 여기서 만나 열시 반 차를 타고 세고비아로 출발했다. 요새 마드리드엔 거의 매일같이 비가 내린다. 이날 아침에도 빗방울이..
벌써 10월이 절반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블로그 글은 개강 전인 8월 말에 머물러 있으니 이거 참... 이래저래 바쁜 요즘이지만 시간을 쪼개서라도 꾸준히 포스팅을 하겠노라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보게 된다. 하고싶은 이야기도 너무 많고 사진도 꾸준히 찍어 두었기에 더더욱! 우선 지난번 '우리집을 소개합니다!'글까지 해서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보낸 첫 일주일 이야기는 그럭저럭 마무리가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는 진짜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일주일 내내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막 이사를 마친 시점이었고 학교는 개강조차 하기 전이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교환학생의 진짜 '생활' 이모저모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교환학생에게 있어서 '생활'이라고 하면 뭐가 제일 중요할까. 음식..
요즘 출시되는 카메라 가방들은 어떻게 하면 카메라 가방스럽지 않아 보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어떤 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쉬한 외형을 하고도 장비를 잘 수납하고 보호할 수 있는 그런 가방을 원한다. 하지만 의외로 그런 타이틀을 내걸고 출시된 제품조차 결국 카메라 가방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오늘 소개할 A&A의 COV-7000은 겉으로 보기엔 전혀 카메라가방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노트북 가방같기도 하고, 양복 차림에도 제법 잘 어울릴법한 서류가방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카메라 가방이다. 심플한 디자인 덕분에 카메라 가방을 보는 부담스러운시선을 피할 수 있는 그런 가방. COV-7000의 매력 속으로 한번 들..
라이카의 중후한 멋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한층 더 유저에게 가까워진 컴팩트 카메라, 라이카 V-LUX30. 지난번 프리뷰에 이어 오늘은 본격적인 리뷰를 통해 만나보기로 하자. 물론 제 아무리 빨간 딱지가 큼지막하게 붙어있다고 해도 V-LUX30은 엄연한 컴팩트 카메라, 즉 똑딱이다. 라이카라는 이름때문에 너무 과한 기대를 하기 보다는 이 작고 가벼운 라이카가 과연 어떤 사진을 뽑아줄 지 즐거운 상상을 해보며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지난 프리뷰에서는 주로 V-LUX30만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오늘은 조금 더 많은 사진과 함께 화질, 성능, 색감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이야기해보겠다.
새롭게 출시되는 라이카의 컴팩트 카메라, V-LUX 30이 얼마 전 공개됐다. 전작인 V-LUX 20과 비해서 디자인적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특히나 1200만 화소 CCD에서 1400만 화소 CMOS로 센서가 달라졌을 뿐 아니라 16배 줌, 3D 촬영, 터치 스크린 인터페이스와 같은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들이 다양하게 추가되었다. 이제 더이상 라이카는 흔히 생각하는 부담스러운 카메라가 아니다. 가벼우면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V-LUX 30는 그런 점에서 매우 반가운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본 리뷰에 앞서 간략한 제품 특징과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