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손에 카메라를 쥐고 사진을 막 시작하던 때에만 해도 스피드 라이트(스트로보)는 전문가들이나 쓰는 것이려니, 하고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으로 치부해 버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사진은 빛을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저 주어지는 빛만 가지고 찍는 것 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빛을 더해주고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는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고수들은 한결같이 일단 스피드 라이트를 구입하도록 권하는가보다. 필자 역시 같은 이유에서 꽤 오래전에 Pentax 360 FGZ 라는 보급형 스피드 라이트를 구매했었다. 비록 가이드 넘버도 작고 끄덕끄덕(상하 각도 조정)만 가능한 녀석이었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 그럭저럭 잘 써먹곤 했었다. 그런데 어..
한때 펜탁스 장비를 모두 팔아치우고 후지 s5pro로 기변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다름아닌 DR(다이나믹레이지) 때문이었다. 눈으로 보는것과는 달리 화이트홀이 생기고, 암부가 까맣게 타버리기 일쑤인 사진들을 보면서 아쉬웠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기변은 포기했지만, s5pro의 DR은 늘 아쉬움으로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F300EXR에서 s5pro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맡을 수 있었다. 물론 F300EXR의 확장 다이나믹레인지는 HDR과 비슷한 방법을 EXR센서를 통해 적용시키는 변칙(?)이다. 하지만 쨍한날 역광에서조차 파란 하늘을 그대로 살려주는 사진들을 보고나면 결코 무시 못할 기능이라는게 느껴진다. 오늘 리뷰에서는 '하늘'을 주제로 EXR CCD와 DR모드에 대해 살펴보았다.
내가 정민러브(안태영)님을 처음 알게 된건 모 인터넷 사진 커뮤니티에서 펜탁스 서포터즈로 선정되면서 부터였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얼굴은 한 두번 뵌게 전부였지만, 커뮤니티에 꾸준히 올려주시는 사진 덕분에 어느정도 닉네임이 귀에 익어가는 차였다. 그런데 어느날, 라는 책을 내셨다는 소식을 전해오셨다. 아직 통성명 조차 제대로 못한 사이라 개인적으로 축하인사를 드리지는 못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바야흐로 카메라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마음만 먹으면 고급 DSLR을 사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정민러브님은 여전히 컴팩트 카메라를 고집하신다. 소위 똑딱이라고 불리는 작고 볼품없는 카메라. 왠만한 고급 DSLR용 렌즈 하나 가격에도 한참 못미치는 그런 카메라..
전신 아웃포커싱을 위한 인물용 망원렌즈의 선택의 폭이 좁은 펜탁스에서 TAMRON SP AF 70-200mm F/2.8의 입지는 가히 독보적이다. 그 명성 만큼이나 성능 또한 발군이다. 무게는 조금 무거워도 최대망원, 최대개방에서의 뛰어난 선예도와 부드러운 배경날림을 일단 한번 보게되면 그 명성의 이유를 금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따. 개인적으로는 인물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 아니라 사용기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틀에 박힌 카탈로그 같은 사용기 보다는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는 색다른 사용기를 한번 써보고 싶어서 '여자친구 모델 만들기 대작전'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보았다.
세상엔 수 많은 카메라 제조사들이 있고, 또 저마다 만드는 카메라들의 개성 또한 다양하다. 고급 DSLR 시장은 이미 캐논, 니콘, 소니의 천하삼분지계의 세상이지만, 우리가 흔히 똑딱이라고 부르는 컴팩트 카메라 시장에서는 후지필름 만큼이나 매니아층이 확실한 회사가 또 있을까 싶다. 전작인 F200EXR을 통해서 이미 놀라운 화질과 EXR CCD의 개성을 확실히 보여줬던 후지가 이번에 새롭게 F300EXR을 내놓았다. 센서가 더 커질것이라 예상했던 유저들에게는 아쉬운 점이 다소 있겠지만, 열 흘 정도 만져본 느낌으로는 확실히 이거 물건이다 싶었다. 가볍게 자문자답 형식으로 F300EXR의 첫인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드디어 제주도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는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은 편에 속하는 '소낭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었는데, 신나게 먹고 마시며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 한 장 남아있질 않더라. 결국 하는둥 마는둥 아침식사를 끝내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띵한 머리를 부여잡고 마지막 라이딩에 나섰다. 월정리에서 제주 공항 까지는 대략 30km 정도. 벌써 라이딩 5일차 마지막 날인 만큼 큰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어제 오르막에서 무리를 하는 바람에 오른쪽 무릎이 좀 아프긴 했지만, 오늘 역시 투명하리만치 맑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금새 또 신이 난다.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1시 20분으로 예약해 놓았다. 10시 조금 넘어서 월정리를 출발했으니 어쩌면 시간이 촉박할 지도..
처음 계획했던대로라면 아침 일찍부터 자전거를 타고 성산 일출봉에 올랐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오름에 가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버린 이상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영 몸이 찌뿌둥하다. 간밤에 창문으로 비가 들이치는 바람에 새벽 네 시쯤 잠에서 깼다. 어찌나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치던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밖에 나와 비내리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섰다. 오늘은 영락없이 비를 맞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또 하늘이 맑다. 알다가도 모르는게 제주의 날씨라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다. 덕분에 뽀송뽀송하게 바닷바람 쐬어가며 섭지코지까지 신나게 내달렸다. 온평리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마을을..
맨 처음 스트라이다를 끌고 제주를 오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에만 해도, 이 조그만 자전거를 타고 오름에 가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 일주도로에서는 조금만 오르막이 나와도 이내 한숨부터 쉬던 우리가 별안간 오름에 가보겠노라 결심을 하게 된 건, 다 '생태숙소 퐁낭'의 마당비님 덕분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도 그 분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제주의 진짜 아름다움을 소개시켜 주셨기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 가지 부류로 분류된다. 하나는 아무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그야말로 방랑을 즐기는 타입. 또 하나는 철저히 조사하고 공부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 까지도 여행의 시작으로 여기는 타입. 나는 그 중 두 번째에 가까운 사람이다. 떠나기 전에 미리 계획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