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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다. 간간히 들려오는 뉴스에서 보니, 벌써 해운대 백사장은 파라솔로 가득하다고 하는데...폭설이 내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빨리도 간다. 그러고보니 창 밖에는 벌써 매미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지난 여름에는 안면도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름도 멋지지만, 풍경이 더 멋진 곳으로 기억되는데, 올해도 우연히 안면도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엔 바람아래해수욕장 만큼이나 그 이름도 독특한, '두에기' 해변이다.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두에기 해변의 풍경


 두에기 해변은 안면읍 사무소 앞에서 해안으로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작고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팬션도 몇 개 없고, 사람들도 없는 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그런 곳.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해변보다는 이렇게 조용히 산책도 하고, 운치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찾아 오는 사람들이 꾸준한 편이라고 한다.



자갈밭을 지나면 갯벌이 펼쳐진다


 다녀와서 '두에기'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해 한참을 검색해 봤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왠지 예쁜 우리말인것 같은데 정확한 뜻을 모르니 답답할 따름...
 두에기 해변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때면 드넓은 갯벌이 펼쳐지는 전형적인 서해안이다. 하지만 커다란 기암괴석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해변 한 가운데에 서 있으면 파도소리만 아스라이 들려올 뿐,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었다. 작은 자갈과 큰 돌, 그리고 모래밭과 갯벌이 자연스럽게 한데 어우러지는 작고 예쁜 풍경이다.




두에기에서 만날 수 있는 바다 친구들


 두에기가 마음에 들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맑은 물이다. 서해안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물에서 수 많은 바다생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썰물때가 되면 넓게 드러나는 갯벌에서 맛조개와 게를 잡는 사람들도 꽤 많다. 연인끼리 다정하게, 혹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찾기 좋은 그런 해변이 아닐까.



두에기의 소소한 풍경들


 하늘과 바다, 바위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두에기의 해변. 나처럼 풍경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찍기 위해 들러 보아도 괜찮을 법 한 곳이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맑았어도 좋았을텐데...




해안 끝에서 바라본 두에기의 풍경


 바위마다 붙어있는 초록색 해초들 역시 두에기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요소중에 하나다. 어떻게 보면 무슨 외계에서 온 생명체처럼 괴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바위를 캔버스 삼아 초록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아 느낌이 좋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서서히 올라와 해변을 감싸 안는데, 그 모습 또한 장관이다.






맛조개 잡기! 생각보다 꽤 많이 잡았다


 팬션에서 얻은 삽과 소금으로 본격적인 맛조개 잡이에 나섰다. 삽으로 열심히 땅을 파다가 구멍이 보이면 소금을 털어넣고 잠시 기다린다. 그러면 순식간에 쑥 하고 올라오는데 그때를 놓치지 않고 손으로 낚아채면 된다. 이렇게 잡은 맛조개들을 구워 먹으면, 게맛살 비슷한 맛이 나는데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마음의 휴식을 찾아, 두에기로 떠나보자


 이번 여름, 조용하고 편안한 휴식과 함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두에기 해변이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웅장함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바다 생물들의 꿈틀거림이 공존하는 그곳. 올 여름에는 이름만큼이나 작고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같은 해변, 두에기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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