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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이다를 처음 들일때만 해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냥 주말에 잠깐 한강이나 나가보고, 심심하면 동네 마실용으로 타고 다니면 되겠지 했는데 어느새 본격적인 자출족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덕분에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며 살이 쪽쪽 빠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자전거 출퇴근이라는게 묘한 매력이 있어서, 일단 한번 해보고 나면 쉽게 멈출수가 없다. 꽤 장거리 출퇴근이지만 스트라이다를 탈때도 페달만 열심히 밟으면 다닐만 했었다. 하지만 결국 본격적인 자출을 위해서 '티티카카 스피더스'로의 기변을 선택했다. 마침 그날 2010년식 새 모델이 출시되는 바람에 뒤도 안돌아보고 질렀다. 고민도 참 많이 했고, 바닥을 보이는 통장 잔고가 못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구입 후 연일 비가 내리고, 여러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제대로된 첫 자출이다.

둘다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지만, 그 목적이 조금은 다르다


 스트라이다와 티티카카 스피더스는 둘다 휠 사이즈가 작은 '미니벨로'에 속한다. 하지만 단일 기어비에 플랫바로 된 스트라이다와는 달리, 티티카카 스피더스는 로드용 부품과 드롭바를 장착한 '미니 스프린터'모델이다. 기변을 마음먹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름아닌 '속도'. 그래봐야 바퀴 크기는 16인치에서 20인치로 커진게 전부지만, 드롭바를 잡으면서 달라진 라이딩 포지션이나, 로드용 고압 타이어의 구름성 같은데서 확연히 속도 차이가 나게 된다. 그리고, '스프린터'라는 이름에 왠지 모르게 끌린것도 있고...
 스트라이다를 타고 다닐때는 속도계가 없어서 정확한 속력을 알 수가 없었지만, 대충 어림잡아 생각해보면 15~18km/h정도 였던것 같다. 오늘 티티카카 스피더스로 달려보니 평균속력 23.4km/h가 나왔다. 집에서 한강까지 나오는 구간이나, 관악산에 가까워지는 업힐을 빼고 순수하게 한강 자전거 도로 위에서만 따지면 25km/h는 넘지 않았을까. 안양천 위에서는 30km/h아래로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밟았으니..

둘다 예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녀석들이다, 그래서 선택이 더욱 어려웠다.


 그런데 오늘 달려보니 다소 이상한점이 있었다. 스트라이다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던 시간을 티티카카로는 40분 아래로 단축할 수 있을줄로만 알았는데, 분명 속도가 더 빠른데 걸린 시간이 비슷비슷하다. 어찌된 영문일까.
 원인은 자전거 도로까지 진출입을 하는 과정 때문이었다. 실제 자전거 도로 위에서 걸린 시간은 확실히 단축되었지만 집에서 한강까지, 또 도림천을 나와 서울대 정문까지는 교통 체증을 온몸으로 겪고, 신호대기를 받아가며 달릴 수 밖에 없다. 제아무리 명차 페라리라도 서울의 교통 체증앞에서는 찍소리 못하듯, 나 역시 그런 셈이다. 결국 출퇴근 시간 단축의 꿈은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아아아...
 또 한가지 문제는 자전거 도로의 노면 상태. 스트라이다나 티티카카 모두 샥이 없는 모델이지만, 바퀴가 더 얇아지니 확연히 몸으로 느껴진다. 특히나 도림천의 노면상태는 정말이지 엉망이다. 도로가 폭격을 맞은듯 움푹 패여있는건 물론이고, 군데군데 돌조각이 굴러다녀서 자칫하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겉보기에는 나름 차선도 그려놓고 빨갛게 칠도 해놨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말도 못할 정도다. 그저께 달렸던 양재천 자전거 도로처럼 하루 빨리 노면을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가끔은 스트라이다가 그리워질지도...^^


 뭐, 전체 시간 단축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느껴지는 속도감 덕분에 출근길이 더욱 즐겁다. 낮은 자세로 바람을 가르며 만끽하는 기분이야 말로, 미니 스프린터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오늘의 라이딩 리포트

주행거리 : 21.42km
*집 앞을 출발하면서 부터 사무실에 도착하기까지 총 거리 되시겠다.
평균속력 : 23.4km/h
*도림천 위로 올라와서 서울대 정문을 지나치는 구간동안 쭉쭉 떨어진다. 업힐에서의 한계인가...
최고속력 : 35.6km/h
*안양천 합수부에서 도림천으로 진입하며, 양화교 아래에서 한번 다운힐이 있는데 아마 그때였을듯.
주행시간 : 54분43초
*열심히 타고다니면 언젠간 40분대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달려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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