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20분 비행기는 나에게 너무나 가혹했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만 되면 뭔가 마무리할 일이 한꺼번에 생각나는 몹쓸 버릇 덕분에, 간밤에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6시가 다 되어서야 눈을 뜨고, 허겁지겁 짐을 챙겨 자전거를 어깨에 들쳐 엎고는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집에서 공항이 가까워 아침에 살짝 타고 가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역시나 무리였다. 아침에 빨래가 다 마르질 않아 인상을 찌푸리며 집을 나와버렸다. 멀리는 아니어도 집을 떠나는 마당에 부모님에 찡그린 얼굴을 보여드린게 못내 마음에 걸리더라.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이라는게, 꼭 멀리가지 않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요상하게 뒤흔드는 힘이 있는걸까... 제주로 가는 항공편은 종류가 꽤 많은 편이지만, 우리는 무난하..
드디어 내일이면 제주도로 떠난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여행을 다니며 늘 꿈꿔왔던 바로 그것. 드디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준비는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다. 짐을 챙기고 지도를 보고 있으면 벌써 여행을 하고있는 듯한 행복한 기분이 든다. 스트라이다로 제주도를 여행하겠다고 하니,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들 결사 반대다. 물론, 스트라이다가 장거리 여행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있지만, 시도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정짓는 사람들의 태도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내가 꼭 완주해 보여주겠노라 오기 마저 생긴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준비를 하는 손길이 더욱 분주해진다. STEP 1 전조등과 후미등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량'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도로위에서는 약자일 수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