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보다 유난히 땀이 많고, 더위를 싫어하는 나. 그런 내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결국 또 7월 마지막주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결제해버렸다! 이상하게도 여행을 가려고 마음먹고 일정을 만들다 보면 어김없이 여름, 그것도 한 여름이 되어버린다. 첫 배낭여행지인 유럽에서도 여름이었고, 인도의 사막 위에서 낙타를 탈때도 그랬고,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도 한국은 겨울이었지만 그곳은 35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이었다. 고생할걸 알면서도 이번 여름에 다시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떠나려는 나도 참 웃긴 놈인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죽을만큼 고생한 기억이 더 즐겁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매년 찾아오는 여름도, 왠지 나에게는 특별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흔히 마실용이라고 부르는 미니벨로 자전거 스트라이다지만,..
아마 네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써주신 내 이름이 반짝반짝 빛나던 세발 자전거를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되어 참 많이도 타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관리를 딱히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지만 십 몇년 동안 거의 매년 한번씩 자전거를 도난당했던 쓰린 아픔도 있다. 마지막 자전거를 샀던게 2006년. 하지만 고이 잘 묶어두었던 자전거는 다음날 아침 온데간데 없이 증발해 버렸고, 그 이후 꽤 오랜 시간동안 자전거 없이 살았다. 하지만 요새 봄볕이 왜 그리도 좋은지. 자꾸만 몸이 근질근질 거려서 결국 다시 또 한대를 질러버렸다. 이번엔 정말 잘 간수해서 평생 함께 할꺼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