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여행 초기에는 인천발 델리행 에어인디아 비행기를 함께 타고왔던 일행이 몇 있었다. 다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사이였지만 델리에서의 첫날밤, 수다를 안주삼아 맥주를 들이키며 금새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즐거운 만남도 잠시, 몇몇은 북쪽 라다크 지방으로 올라가고 우리는 제썰메르로 향하는 바람에 갈라서게 되었다. 제썰메르로 가는 길에서도 또 새로운 일행을 만났지만 사막투어를 마치고 각자의 길을 따라 갈라졌다. 그런데 그때 헤어졌던 경훈이형을 한 달여만에 바라나시에서 다시 만났다! 영어를 한마디도 할줄 몰라서 '화장실이 어디냐', '메뉴판을 가져다달라' 같은 기본적인 문장을 발음까지 받아 적어가던 경훈이형. 우리보다 일정이 조금 더 긴덕택에 남부 함피, 고아지방 까지 내려갔다가 바라나시로 올라왔다고 했다..
처음 인도에 도착하고 길거리로 나왔을때 그 느낌은 아직까지 잊혀지질 않는다. 포장이 안되어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골목길에는 소똥이며 쓰레기가 나뒹굴고, 쉬지않고 빵빵거리는 릭샤들이 빠르게 달리는 사이사이로 아무렇지도 않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 무질서를 넘어서 거의 혼돈에 가까운 인도의 길거리 풍경이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도 귀가 찢어질 듯한 경적소리와 매캐한 매연의 냄새를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다는 인도여행 가이드북에선 '인도에서 운전하는건 다이너마이트를 손에 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라고 묘사해놓았는데 정말 사실이다. 인도사람들이야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 습관이고 생활이 되었겠지만 아마도 외국 여행자가 인도의 도로에서 차를 몰다가는 신경과민으로 쓰러져 ..
인도는 정말이지 배낭여행자의 천국이다. 일정도 필요없고, 많은 생각도 필요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눈길이 가는대로 가고싶은 길을 따라 걸으면 그만이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여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인도에 매력에 푹 빠져있는 내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곤 한다. 여행을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패키지 여행이다. 계획을 짜느라 수고할 필요도 없고 그냥 여행 경비와 비용만 준비하면 모든게 알아서 척척 이루어진다. 게다가 안전하기까지 하니 그보다 더 편안한 여행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도에서만큼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 안전한 곳도 아니고 불편한 점도 많지만 그래도 많은 여행자들이 배낭여행을 선택하게 만드는 인도의 매력은 대체 뭘까. 라자스탄 남부의 작은 도시 치토르가르는 가이드북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