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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으로 먹은 태종대 자갈마당 조개구이는 정말 꿀맛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녁에 족발이나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때까지 배가 꺼질것 같지 않아서 작전을 변경하기로 했다. 일단 남포동 자갈치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영도를 빠져나왔다.

자갈치 시장 근처는 부산의 구시가지다


 버스는 한참을 달려 자갈치 시장 앞에 도착했다.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은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각양각색의 군것질거리로 더 유명하다. 잠깐 길을 헤메긴 했지만 어찌어찌 해서 자갈치 시장을 찾아갔다.


재밌어보이는 부산의 지하철역


 부산 지하철의 출입구엔 시원시원한 부산 사람들 성격처럼 큼지막한 글씨로 역 이름이 써있다. '자갈치시장역'도 아니고 다짜짜 '자갈치역'이라고 되어있는게 살짝 재밌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조금 한산한 편이었다


 자갈치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이곳엔 자갈치 시장 뿐 아니라 국제시장, 깡통시장이 연달아 붙어있어서 꽤 복잡한 편이다. 그래도 큰길에서 들어가는 입구는 한가한 편이었는데 멀치감치서 짠내가 확 올라와 우리를 반긴다.






자갈치 시장의 소소한 풍경들


 시장 안은 말 그대로 사람 반, 물고기 반이다. 오랜만에 와보는 수산시장이라 이것저것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왠지 사람들 시선이 따갑기만 한다. 결국 찍지 말라는 아주머니의 한마디를 듣고서야 카메라를 내려놨다. 유달리 카메라에 인색한 한국사람들이라지만 괜히 서러워지는 순간이다. 내가 무슨 큰 잘못한것도 아닌데...

고래고기... 맛은 어떨까?


 부산 자갈치시장의 특이한 풍경 몇가지! 이곳에선 사진처럼 고래고기를 파는 가게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간판에 써있는대로면 '어린이 지능과 발육에 특효'라는데 어린이들이 과연 고래고기를 쉬이 먹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름도 무시무시한 상어산적!


 반대편에는 한술 더떠서 '상어산적'도 있다. 왠지 썰어놓은 모습만으로도 무시무시한데... 과연 맛은 어떨까.



자갈치 시장에서 내려다보는 영도의 모습


 시장을 가볍게 둘러보고는 전망대가 있는 건물에 올라갔다. 사실 날이 너무 더워서 잠시 쉴 요량으로 건물을 찾았는데 막상 옥상 정원에 가니 바람도 별로 없고 해서 경치구경만 실컷 하다 내려왔다.


반대편으로 보이는 구시가지 전경


 반대편으로는 용두산 전망대와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자갈치 시장을 빠져나와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국제시장으로 가볼 차례!




광복로는 명동이랑 참 비슷한 느낌이다


 부산의 중심가인 광복로를 끼고 들어선 국제시장은 서울의 명동하고 비슷한 느낌이었다. 워낙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간판에도 일본어가 자주 등장하고, 점원들도 일본어에 상당히 능숙해 보였다.



 


드디어 씨앗호떡을 찾았다!


 PIFF 광장 근처에는 유난히 호떡집이 많다. 헌데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호떡을 파는데가 아니다. 이름하여 '씨앗호떡'.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먹어 유명해졌다는 바로 그 호떡이다. 여러 가게 중에서도 유독 사람이 잔뜩 몰려있는데가 있었는데 바로 여기가 방송에 출연한 그 집이란다. 얼른 바싹 붙어서 줄을 섰다.




너무 맛있어서 결국 둘째날에 다시 찾아가 사먹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만드는 과정을 좀 봤는데 생각보다 간단했다. 호떡 반죽을 처음부터 좀 둥글둥글하게 튀기고는 그 속을 갈라 각종 씨앗을 한숟갈 듬뿍 퍼 넣으면 완성. 만드는 과정을 보니 별거 없어보였는데 막상 맛을 보니 아주 기가막히다. 찹쌀빵처럼 쫀득쫀득한 반죽이 서울에서 먹던 호떡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하나에 900원이면 사는 가벼운 군것질이지만 부산에서 먹은 음식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게 바로 요 씨앗호떡이다. 서울에서는 왜 안팔까...




국제시장을 지나 깡통시장으로...


 호떡을 한입씩 베어물고 국제시장을 좀 둘러봤다. 휴가철이라 사람은 북적이는데 상인들이 대부분 휴가를 가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딱히 살것도 없고 해서 그냥저냥 돌아다녔다.


청계천의 광장시장과 비슷한 느낌


 국제시장에서 한블럭만 길을 건너면 자그맣게 깡통시장이 나온다. 국제시장이랑 뭐가 다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깡통시장엔 군것질 골목이 있어서 또 유명하다. 별로 움직인것도 없는데 자꾸 먹기만 해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칠수야 없지!



맛집... 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했던 비빔당면


 얼핏 정체를 잘 모르겠는 이 음식은 '비빔당면'이다. 깡통시장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봤는데 생각보다 맛은 그냥 그랬다. 무엇보다도 비빔당면이래서 당연히 차가운 음식일줄 알았는데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걸 보고 식겁했다. 함께 있던 친구말을 빌리자면 '맛은 있지만 다시 부산에 오면 다시 먹을일 없을 음식' 이란다.






조용하게 돌아보기 좋은 보수동 책방 골목


 깡통시장을 나와 근처에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에 들렀다. 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작은 뒷골목 하나를 끼고 옹기종기 붙어있는 책방들은 잠시 도시의 혼잡함을 벗어나기에 더없이 좋은 곳 같다.

이런건 누구의 센스일까!


 보수동 책방골목엔 빗물 홈통 뚜껑도 요렇게 독특하게 생겼다. 예쁜지는 잘 모르겠지만 독특한 분위기 하나는 인정.


하도 걸어다녀서 온몸이 뻐근할 정도...


 어느덧 저녁시간이 가까워지고... 이제는 잠 잘곳을 찾아 해운대로 가야할 시간이다. 열심히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 자갈치역에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부산의 지하철! 내눈에만 신기한건가?!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는 대전지하철 한번 타본게 전부라 모든게 신기하기만 하다. 특히나 '충천기'라는 말 대신 '보충기'라고 쓰여진 간판이 인상깊다. 자갈치역에서 해운대까지는 서면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거의 종점까지 가야한다. 부산에 오기 전까지는 해운대가 시내 근처에 있는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멀줄은 미처 몰랐다.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부산의 지하철


 거의 한시간 가까이 지하철을 타야하는 거리라 금새 잠이들어버렸다. 자기전에 이것저것 신기해서 찍어둔 사진들인데 서울 지하철과 미묘하게 다른점이 많았다. 일단 열차 폭이 서울보다 좁아서 앞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운 점, 승객용 의자에 7명이 아닌 10명이 앉을 수 있다는 점, 짐을 올려놓는 선반이 그물망으로 되어있는 점... 하도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대서 옆에서 보면 외국인 관광객인줄 알았을지도...




다이나믹 부산이라는 슬로건이 딱 맞는다 정말... 어쩜 이리도 다를까!


 2호선 종점인 장산역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와 거리를 둘러보니 이건 뭐 분당이나 일산에 온 느낌이다. 같은 부산 안에서도 구시가지와 해운대구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알고보니 해운대구가 신시가지라 약간 부촌이라고 한다.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에 가볍에 달맞이 고개에 올라갔다오기로 했다.




해월정에 오르면...? 울창한 나무숲만 보인다


 달맞이 고개는 해운대와 광안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경의 명소다. 마침 시간대도 해가지는 골든아워라 큰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는데... 막상 가보니 야경은 온데간데 없고 비싼 커피숖과 고급 차들만 즐비하더라.


결국 오늘의 야경사진은 이걸로 만족해야 했다


 내리막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그제서야 해운대가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날이 흐려서 그런건지, 달맞이 고개를 잘못 알고 온건지를 몰라도 실망스러운 야경에 우리 셋 모두 기운이 쭉 빠져버렸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으니 오늘은 푹 자기로 하고 내일 아침 일찍 해운대에 가보기로 했다.



이거야 말로 눈물젖은 치킨...


 먹거리의 천국 부산이지만 유독 없는게 하나 있었으니... 바로 치킨집이다. 서울에서는 하나건너 하나 있을 정도로 흔한게 치킨집이지만 이상하게도 장산역 근처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치킨집이 안보이더라. 자기전에 가볍게 치맥한잔 하려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치킨집을 찾느라 주변 블럭을 한 시간 가까이 돌아다녔다. 결국 정식 치킨집은 아니지만 호프집을 찾아 그토록 그리던 눈물젖은 치맥을 즐길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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