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더위에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만 간다. 물 한병 사먹을까 주위를 둘러봐도 변변한 가게조차 없는 시골길을 벌써 반나절이 넘게 달렸다. 의자시트 등받이 스펀지가 다 삮아서는 뒷자리 아저씨의 딱딱한 무릎이 내 등에 그대로 닿는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질 무렵에야 우데뿌르에 도착했다. 지나가는 릭샤 한대를 무작정 잡고 미리 알아두었던 게스트하우스로 가자고 말했다. 깨끗한 침대는 바라지도 않으니 그저 몸을 조금 누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주인아저씨가 방을 안내해주며 창문을 활짝 열어주시는데 창밖으로 반짝거리는 야경이 너무 예뻤다. 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오케이를 외치고 침대해 벌러덩 드러누웠다. 잠시 누워서 생각해보니 방값을 조금 비싸게 낸 것 같기도 하다. 뭐 그래도 좋다. ..
누구나 마음속에 동경하는 나라 하나 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 나라에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고, 보고 싶고... 나에겐 '스위스'가 바로 그 나라였다. 알프스 산악지대에 자릴 잡은 작은 나라지만, 4개의 언어를 쓰는 민족이 26개의 칸톤을 이루어 살고있는 그곳. 한번도 가본적은 없었지만 늘 마음속에 품고있던 그런 나라였다. 드디어 오늘이다. 20년간 동경해온 바로 그곳 스위스를 찾아가는 날이다. 스위스의 일정은 3일을 생각했는데, 오늘은 그 첫번째 날로 스위스의 정겨운 사람냄새를 맡으러 간다. 생태도시 피렌체에서 야간열차로 밤새 달려와 가장먼저 만난 스위스의 관문은 '취리히'였다. 스위스의 자연 환경은 너무도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커다란 취리히 호수가 도심과 바로 접해있고, 커다란 배들이 호수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