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드니 빌 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Arrival, 2016)'가 떠올랐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전 세계 도심 상공에서 묵묵부답 공중에 떠 있는 거대한 괴 비행체 '셸(Shell)' 말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영화에서 세로로 긴 비행체를 가로로 눕혀 놓았고 곤충의 다리같이 뻗어 나온 4개의 기둥이 달려 있다는 점뿐이었다. 상파울루 미술관(MASP, Museu de Arte de São Paulo)의 첫인상은 이처럼 지구인의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경하고 이상했다. 이탈리아 태생의 브라질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 1914-1992)의 설계로 지난 1968년 완공된 이 미술관은 명실상부한 상파울루의 상징이다. 처음 이 건물에 대해 알게 된 건 정말이지 우연한 기회였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어딜 가더라도 참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 많다는걸 느낀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여행을 하면, 이름모를 외국인들 속에서 홀로 방황하게 될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대부분의 유명한 관광지마다 한국사람들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이렇게 많은 한국 관광객들 속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실망스럽기도 하다. 내가 생각했던 유럽여행이 다른사람들도 다 하는 똑같은 형식적인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다들 가는 여행지 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하기위해, 우리는 특별한 여행지들을 몇군데 생각했었는데 오늘 들른 '생폴 드 방스'가 그 중 한곳이었다. '생폴 드 방스'는 니스에서 북서쪽으로 11km정도 떨어진 전형적인 중세 요새도시이다. 니스에서 버스를 타고 한시간남짓 달리면 아기자기하고 예쁜 예술인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