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전거로 제주 여행을 계획했을 때, 주변 사람들로 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가지 마라'. 걱정되다 못해 기분이 나쁠정도로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말뿐이었다. 하긴, 제일 덥다는 8월 첫주에 자전거로 남쪽 섬을 가겠다니 어찌보면 조금 바보같아 보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나에게 무조건 가지말라고 충고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걸까. 물론, 개중에는 마음에 걸리는 진심어린 충고도 있었다. 자전거로 여행을 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 관광도 제대로 못하고 죽어라 페달만 밟고 온다는 소리였다. 처음에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었다.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진짜 죽어라고 자전거만 타다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 하지만 제주도..
한 시간 남짓한 산책이었지만, 그늘 한점 없는 마라도에서는 말 그대로 햇빛과의 전쟁이었다. 카트를 빌려서 타고 다니는 어르신들이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될것도 같았다. 결국, 다시 나오는 배에서는 30분 정도 푹 잠이 들어버렸다. 그렇게 다시 모슬포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 경. 점심도 느즈막히 자장면 한그릇 먹은게 전부라 허기가 졌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사이 게스트 하우스'까지는 어떻게든 도착해야만 한다. 끼니 걱정은 일단 짐이라도 좀 풀러놓고 다시 하기로 했다. 제주도에는 참 많은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저마다 규모도, 개성도 다 달라서 골라 묵어가는(?) 소소한 재미가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게 또 게스트 하우스의 위치다. 제주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어느쪽 바다를 보고 있는지에 따라서, 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