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퀘떼레(Cinque terre). 이탈리아어로 '다섯(Cinque)개의 땅(Terre)'이라는 뜻의 친퀘테레는 리오마조레,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이렇게 다섯 마을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이 다섯 마을들은 이탈리아 북서부 해안을 바라보고 가파른 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다. 일반적인 관광지들과 차마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마을들이지만 유럽 여행자들에게는 의외로 꽤 알려져있는 편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도 등록되어있단다. 흔히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럽에서 제일 아름다운 마을'을 하나 꼽으라고 하면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1, 2위를 다투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해안가의 조그만 다섯 마을이 이토록 유명해지게 된건 자연적, 지형적인 특성 때문이다. 지중해의 세찬 바람을 제..
옅은 오렌지빛 암모나이트가 곳곳에 남아있는 도시. 단테와 바이런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따라 찾아왔고, 베르디의 오페라를 고대의 경기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곳.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로마, 피렌치, 베네치아 다음으로 많이 찾는 도시. 한국인들이 제일 많이 본다는 가이드북에서 인용해온 베로나에 대한 설명이다. 설명만 보면 정말이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꼭 들러야 할 도시처럼 되어있지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에게는 그저 처음 들어보는 도시일 뿐이었다. 사실 베로나에 들르게 된건 순전히 긴 여정을 잘라 가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딱히 보고 싶은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원래 알던 도시도 아니었다. 그저 바닥에 지도를 펼쳐놓고 베네이차에서 친퀘떼레(Cinque Terre)로 가는 길 한 가운..
자, 교환학생 생활을 정리하는 글도 올렸으니 이제 여행기는 다시 1월 초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세계일주를 하던 현재를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만나고 함께하는 여행의 첫 목적지로 정한 곳은 '베네치아'였다. 사실 베르가모에서 하룻밤을 굳이 머물지 않았어도 기차로 세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베네치아지만(그땐 막연히 멀다고 생각했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루 더 지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베네치아는 2007년 유럽 배낭여행 당시 갔었던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대학생인 내가 유럽에서 한 번 갔던 도시를 다시 찾을 만큼 여유로운 여행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만에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든 건 다름아닌 바로 이 한장의 사진이다. 때는 2007년 내가 스무살이던 그 해 여름, 난생 처..
5년 전 유럽으로 첫 배낭여행을 떠났던 때를 떠올려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유럽은 생각보다 꽤 많이 달라져 있다. 그 중에서도 여행자들에게 있어서 특히 와닿는건 바로 '저가항공'의 대중화. 그 때만 해도 유레일패스로 기차를 타는 것 이외에는 딱히 더 저렴한 방법도, 더 편한 방법도 없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경을 넘어 멀리 다닐 때조차 기차 보다는 비행기가 더 싸게 먹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베르가모(Bergamo)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 시간 조금 못되게 떨어진 아주 작은 도시다. 한국사람들에겐 그리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지만 밀라노에서 라이언에어(Ryanair)를 이용해본 사람들에게는 꽤나 익숙할 법한 도시다. 바로 밀라노행(이름만 밀라노행이다) 라이언에어 비행기가 오고가는 공항이 베르가모 공..
뜨거운 태양이 매일 이글거리던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피렌체, 플로렌스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딱 여행의 중간쯤 왔다. 아직 가야할 곳도, 봐야할 것도 너무나 많이 남았지만 몸은 많이 지쳐버렸다. 피렌체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나면, 야간열차를 타고 드디어 스위스로 넘어가게 된다. 계속해서 강행군을 하다보면 언젠간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버릴게 분명하기에 피렌체에서는 여행의 전반부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가볍에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피렌체는 여행하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재미있는 도시다. 나처럼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필리포 브루넬리스키와 두오모로 이어지는 르네상스 건축의 발상지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이탈리아 젤라또의 본고장으로, 쇼핑을 좋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