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들은 대체로 수업을 많이 듣지 않는다. 물론 개중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에라스무스(유럽 지역 안에서의 학생 교류)들의 교환학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Gran vacaciones(긴 휴가)'다. 이런 인식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게, 언어가 다르긴 해도 어차피 한 나라같은 유럽 안에서 교환학생이라는게 학업적으로 이들에게 큰 자극이 되지는 않을것 같다. 오히려 스페인의 놀이 문화와 술문화, 거기에 에라스무스들의 끈끈한 커뮤니티가 더해져 많은 학생들이 '노느라 바쁘다'. 난 한국 학생이기때문에 '에라스무스(Erasmus)'가 아닌 '교환학생(Estudiante intercambio)'으로 분류된다. 제도적으로는 에라스무스와 같은 대우를 받지만,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나에겐 놀이 ..
종강까지 이제 두 주 남짓 남았다. 학기 초만 해도 '얼른 학기가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지만 막상 정말로 끝이 다가오니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내일은 설계 수업이 있는 월요일이다. 내일 수업을 포함해 이제 마감까지 딱 두 번만 더 수업에 가면 바로 마감이다. 당장 내일 수업에 가져갈 도면을 그리기 위해 책상에 앉았지만 머리도 잘 안돌아가고 그래서 오토캐드 대신 블로그를 켰다. 이왕 이렇게 된거 마감도 가까워졌으니 한 학기동안의 내 작업을 되돌아볼 겸 수업 이야기를 좀 써보려 한다. 마드리드 대학교로 교환학생이 확정되고나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수업은 당연히 '건축 설계 스튜디오'다. 건축학과의 특성상 다른 어떤 수업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업인데다 또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들 앞에서 내 작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