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봄이 오는가 싶더니 벌써 한여름 날씨다. 그나마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고 하지만, 아직 6월초인데 벌써부터 30도를 웃돌 정도니 이러다가 8월에는 40도가 넘어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날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6월 달에 이렇게 비가 자주 오는지도, 해질 무렵에 그렇게 푹푹 찌는지도 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운동한답시고 땡볕에서 고생하다간 오히려 몸이 축나기 딱 좋은 계절. 그래서인지 한강 자전거 도로는 오히려 이른 아침,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에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야경 예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한강의 다리들. 시간이 늦은 김에, 야경도 구경하고 시원한 강바람도 쐬보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
4월에도 서울에 눈이 내리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물씬 풍겨온다. 꽃을 찾아, 나무를 찾아 봄나들이 가는 사람들로 연일 꽉 막힌 도로. 멀리 가는 것도 좋지만, 한강에만 나가도 봄을 즐길만한 예쁜 볼거리가 꽤나 많다.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첫번째 대상지다. 이미 반포대교를 수놓는 달빛 무지개분수는 자칭 세계의 명물이 되었고, 플로팅 아일랜드도 벌써 골조가 들어서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거기에 이런저런 다채로운 행사까지 매일같이 열린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봄의 전령사는 아름다운 꽃들. 반포대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래섬에서 5월의 유채꽃이 만발한다기에 이 좋은 계절이 가기 전, 서둘러 찾아가 보기로 했다. 한강은 워낙 큰 강이라 지류도 많고, 섬도 많다...
아마 네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써주신 내 이름이 반짝반짝 빛나던 세발 자전거를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다. 그 때부터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되어 참 많이도 타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관리를 딱히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지만 십 몇년 동안 거의 매년 한번씩 자전거를 도난당했던 쓰린 아픔도 있다. 마지막 자전거를 샀던게 2006년. 하지만 고이 잘 묶어두었던 자전거는 다음날 아침 온데간데 없이 증발해 버렸고, 그 이후 꽤 오랜 시간동안 자전거 없이 살았다. 하지만 요새 봄볕이 왜 그리도 좋은지. 자꾸만 몸이 근질근질 거려서 결국 다시 또 한대를 질러버렸다. 이번엔 정말 잘 간수해서 평생 함께 할꺼라고 스스로 다짐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