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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장마철이다. 아프리카에 다녀온게 지난 2월이었으니, 어느새 반년 전 일이 되어버렸다. 정말이지 시간은  야속할정도로 빠르게 흘러가 버린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야심차게 여행기를 블로그와 각종 사이트를 통해서 자유롭게 연재했었고 17부작이라는 나름 스펙터클한(?) 스케일로 무사히 마무리를 지었다. 작년 인도 여행기가 아직도 파테푸르시크리에서 멈춰 지지부진 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이번 아프리카 여행기는 밀도있게 끝맺음을 잘 한것 같다.
 여행의 기억이 서서히 흐려져 갈 즈음, M25 에디터로부터 메일에 답장이 왔다. 본래 카타르 항공권을 지원받으면서부터 여행기를 연재하기로 했었는데, 그 일정과 분량이 확정된 것이다. 세렝게티 한 편, 잔지바르 한 편 해서 총 두 편으로 연재되고 각각 2페이지 정도 분량이란다.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막상 17편에 달하는 글을 단 두 편으로 압축한다는게 그리 만만해 보이진 않는다.

  
6월 21일자 M25
[1편] 살아 숨 쉬는 세렝게티를 느끼다


원문 보기 : http://www.m25.co.kr/ezArticle.php?query=view&code=233&no=5832&Hosu=153&CURRENT_PAGE=1

 짧은 여행기간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역시 세렝게티였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아프리카 여행기이기에 잡지사 측에서도 그나마 잘 알려진 세렝게티 이야기를 먼저 연재했으면 하고 메일을 보내왔다. 처음에는 블로그에 이미 써둔 글을 적당히 편집하면 될줄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또 그렇지가 않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건 1000여 장에 이르는 사진 중에서 꼭 필요한 사진만을 추려내는 것. 그렇게 몇 날 몇 일을 고민한 끝에 수 많은 동물 사진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얼룩말과 코끼리, 운 좋게 마주쳤던 사자, 그리고 응고롱고로의 대표 동물인 물소를 택했다.

 글을 구성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본래 블로그에서는 느긋하게 흘러가는 에세이 식으로 써 두었던 터라 짧은 분량으로 압축하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게 느낌을 전달해야만 했다. 그렇게해서 우여곡절 끝에 첫 연재가 6월 21일자에 실렸다. 지면으로 받아본 세렝게티의 느낌은 컴퓨터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사진들도 생각했던 것 만큼 선명하고 진득하게 잘 나와주었고, 편집도 이쁘게 된것 같아서 아주 흡족했다.




7월 5일자 M25
[2편] 안녕 잔지바르, 안녕 아프리카

원문 보기 : http://m25.co.kr/ezArticle.php?query=view&code=230&no=5895&Hosu=155

 여행기를 단 두 회 분량만 연재하다보니, 1편에서 반갑다고 하고는 2편에서 어느새 안녕하고 작별이다. 나야 상관없지만 읽는 사람들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세렝게티에 이어서 이번에는 아프리카의 몰디브라고 불리는 잔지바르 편이 실렸다. 야시장과 스파이스 투어부터 능궤 비치의 아름다운 풍경에 이르기 까지, 하도 많은 일들이 있었던 곳이라 지난번에 비해 쓰기가 더 어려웠던것 같다. 북적거리는 야시장의 풍경이나 능궤 비치 사진을 꽤 여러장 보냈는데 지면에는 정작 많이 실리지 못했다. 아무래도 글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이럴줄 알았으면 글을 조금 줄이더라도 사진을 많이 넣는 방향으로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여담이지만, 지난호 셀카에 이어 이번 호에도 원고를 보낼 때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한장 보냈었는데 결국 지면에는 실리지 않았다. 잔지바르는 여행 초반이라 좀 많이 피곤하고 꾀죄죄한 얼굴이었는데 혹시 그래서 못나온건 아닐까 :)



 개인적으로 블로그에도 계속해서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고, 어디라도 다녀오면 꼭 사진이든 글이든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행기라는게 생각처럼 쉬운 글이 아니라는걸 다시 한번 이번 연재를 통해서 절실히 느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느낀 감정을 누군가에게 말이 아닌 글과 사진만으로 전달한다는 것. 더군다나 수 많은 사람들이 지면으로 읽게 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괜시리 글에 쓸데없이 힘만 잔뜩 들어가 버린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다. 하마터면 잊혀질뻔 했던 아프리카 여행의 기억을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으니 말이다. 연재에 넣을 사진을 고르며, 밤새 지난 여행의 사진첩을 뒤지던 그 순간 만큼은 너무나 행복행복했다. 아, 다시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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