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모름지기 준비할 때가 훨씬 설레이고 즐겁다. 비행기 표를 알아보고, 서점을 들락거리며 여러가지 정보를 모으고, 눈이 빨개지도록 밤새 인터넷 카페를 전전하기도 하고... 여행지에 도착한 후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의 그 짜릿한 설렘. 나는 오히려 공항 밖으로 나와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면서 부터는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해본적이 그리 많았던것 같지 않다. 그곳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일테고 나는 그 새로운 일상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손님이기에.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 가만히 앉아있기 힘들정도로 떨리고 설렌다. 그렇다. 나는 또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배낭여행을 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겐 정보가 생명이다. 물론 대중적인 나라들의 경우엔 잘 나온 가이드북이 꽤 많긴 하지만..
'청계천에서는 UFO 빼고 못만드는게 없다' 오밀조밀한 골목길 사이로 수많은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찬 청계천 주변 상가들에 대한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파는 물건의 종류도, 그 가짓수도 다양한 이곳은 매번 찾아올 때 마다 새롭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알음알음 찾아가야 하는 복잡한 골목들은 클릭 몇번으로 쉽게 물건을 구입하고 하루만 지나면 띵동 하고 배달이 오는 요즘 세상과는 어쩐지 많이 다른 풍경이다. 우리네 아버지 세대까지만 해도 이런 골목길들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고 돌아다니며 게임기며 비디오며 구경하던 추억이 하나쯤 있겠지만 나만 하더라도 답사차 몇번 들렀던 일 말고는 뭘 사거나 구경하러 온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세대에게는 이미 잊혀져버린 옛날 기억이 되어버린 곳일까. 을지로4가 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