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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 맑갛게 개인 울릉도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이제 나리분지에서 내려와 내수전 전망대로 향했다. 울릉도가 작은 섬이긴 하지만 제대로된 일주도로가 생긴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아직도 미개통된 구간이 남아있어서 동쪽 내수전 전망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 저동항까지 가야하는... 덜컹거리는 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울릉도의 파란 하늘!


 울릉도의 해변에는 백사장이 없다. 몽돌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각양각색의 돌들로 채워진 해안선은 육지에서 보던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저동항으로 돌아가던 중 잠시 차에서 내려 울릉도 특산물인 호박엿과 이것저것을 좀 샀다. 으레 패키지 여행에 꼭 끼게되는 '기념품 구입' 코스지만, 호박으로 만든 각종 간식거리를 맛보는 일도 나름 유쾌한 경험이지 않을까!

 


자꾸만 비를 맞다보니 신발은 늘 젖어있는 상태다.

 
 저동항에 도착해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일광욕을 좀 했다. 내내 비때문에 신발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는데 이제야 좀 살것같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곧바로 다시 버스를 타고 내수전 전망대로 출발! 이번엔 울릉도의 동쪽 끝으로 간다.



울릉도의 도로 끝! 정말 우리나라 동쪽 끝중에 끝이다.


 내수전 전망대는 저동항에서 동쪽으로 시계반대방향 일주할때의 끝지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끝'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석포 일출 전망대까지는 차가 아닌 도보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트래킹코스가 최근에 개발되어 있다는데, 오늘은 간단하게 전망대만 둘러보고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그런 풍경!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저동항과 촛대바위, 멀리 죽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나절만 해도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는데, 어느새 저 멀리 수평선까지 훤히 내다보인다. 나중에 들은얘기지만 울릉도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 날씨 변덕스럽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란다. 하긴 울릉도에 머무르는 그 몇일 동안만 해도 하루에도 열두번씩 날씨가 변했으니 어느 정도인지 알만도 하다. 문제는 남은 일정동안 또 날씨가 어떻게 따라줄지 인데... 예측할 수가 없으니 그냥 운에 맡기기로!

 


하늘이 참 예뻤다.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사진찍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하늘색이 어찌나 예쁘던지...
 그렇게 전망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산을 내려와 봉래폭포로 향했다. 울릉도를 여행하려면 생각보다 버스를 자주 타고 또 자주 내려서 걸어야 한다.

 


 봉래폭포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폭포로, 저동항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었다. 성인봉까지 등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야 옆으로 지나가면서 더 자세히 볼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차를 타고 관광하는 입장에서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게 전부다. 물론 차에서 내려 능선을 타고 한참을 걸어야만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봉래폭포보다는 풍혈이 더 기억에 남는건 왜일까...


 폭포 입구에 도착했을 때 부터 다시 비가오기 시작한다. 정말 이놈의 울릉도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는데 날씨는 푹푹 찌고... 온몸이 땀에 푹푹 쩔어갈때 즈음 봉래폭포 입구에 있는 '천연 에어컨'을 발견했다. 일명 '풍혈'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바위틈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자리를 찾아 방처럼 만들어놓은 곳이다. 정말 에어컨 틀어놓은 것처럼 한기가 느껴질 정도! 덕분에 땀을 좀 식혔다.



자그마한 항구, 도동항에 도착!


 다시 저동항으로 돌아왔다. 저동항은 도동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항구로, 방파제 가운데 우뚝 솟은 촛대바위로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은편이 아니지만 주로 생선이나 해산물의 거래, 경매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때는 의외로 한산한 풍경이었다.










전형적인 작은 항구의 소소한 풍경들.


 시간이 좀 남아 저동항에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고 돌아다녔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작고 평범한 항구같아 보이지만 울릉도 주민에게 직접들은 얘기로는, 음주가무와 관련된 놀거리, 유흥업소들은 도동항보다 이곳에 더 많다고 한다. 오죽하면 도동항에 사는 울릉도 젊은이들이 이곳으로 택시를 타고 넘어와 놀다갈 정도라고 한다!
 밤에 와보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조금 궁금했지만... 울릉도에는 사진을 찍으러 왔으니 지금은 사진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가는 길은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한 언덕을 지나는 방법과, 어제 걸었던 행남 산책로를 걸어 되돌아가는 방법이 있다. 저동항에서 출발하는 해안 산책로는 일명 '무지개 다리 산책로'라고 불리는데, 험한 해안가의 바위들 사이로 무지개빛 보도교가 여러개 이어져 있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어제 행남 등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봤던 바로 그 산책로다.





무지개 다리 산책로는 행남 산책로보다 훨씬 더 아기자기하다.


 어제보다는 분명 좋아졌지만, 아직도 썩 내맘에 들지 않는 날씨다. 그나마 다행인건 조금씩 내리던 비가 그쳤다는 것. 제법 잠잠해진 울릉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멀리 보이는 산책로의 모습이, 내가 지금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말해준다.


 무지개 다리 산책로를 걷다보면 어마어마한 높이의 계단을 맞닥뜨리게 된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넘어가는 그 계단이 생각날정도로 아찔한 높이! 어림잡아도 족히 건물 10층 높이는 되는것 같았다.
 후딱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싶은 마음에 한숨도 쉬지않고 단번에 올라갔는데... 그 여파가 상당하다. 위에 올라가 한동안이나 숨을 고르고 나서야 다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바다 옆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울릉도의 해안 산책로.


 여기서부터는 다시 어제 걸었던 길을 따라 도동항까지 가면 된다. 같은 산책로를 다시 걷다보니 확실히 어제보다는 날씨가 좋아진게 느껴진다. 다만 바람이 강해서 그런지 산책로 바로 앞까지 거센 파도가 쉬지않고 몰아친다. 하마터면 카메라고 뭐고 다 젖어서 못쓰게 될뻔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저녁메뉴! 일명 '약소'라고 부리우는 울릉도산 한우 소고기를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너무 많이 걸어다녀 지쳐있었는데 약소 한 점 먹고나니 정말 약이라도 먹은것처럼 힘이 불쑥불쑥 솟는다(는 사실 아니고.. 그냥 소고기 맛이다. 사실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렇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끝내고 오늘은 일찍 자리에 누웠다. 사실 진짜 많이 걸어야 하는건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기 때문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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