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간밤에 모형에는 별 일 없었다. 나 역시 그 옆에서 곤히 단잠을 잤다. 오늘의 첫 일정은 미술관으로 모형을 운반하는 것인데 개관 시간이 열시인 관계로 아침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 졸린 눈을 비비고 내려와 호텔 식당으로 향했다. 앙증맞은 모양은 물론 색깔마저 아기자기한 일본식 조식을 한 접시 가득 담았다. 미소장국과 밥을 기본으로 우메보시(매실 장아찌), 츠케모노(절인 채소)까지 곁들인 전형적인 일본 가정식이다. 아무래도 일본 회사원들이 출장으로 많이 오는 비지니스 호텔이다 보니 아메리칸 식 보다는 일본식을 택해 타지에서도 '집밥' 느낌으로 편안하게 해주려는 배려 같았다. 물론 나 같은 외국인 손님게에 있어서 만큼은 일본으로 온 출장의 기분을 한껏 더 살려주는 좋은 한 끼 였지만 말이다. 가볍게 ..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껏 한번도 다른 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서울 촌놈'인 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직도 서울에서 가보지 못한 곳,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예전에는 서울이 너무 크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서울이 너무 익숙했기에 내가 나고 자란 도시를 감히 '여행'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도 같다.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서울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라는게, 이미 경험한 것 보다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것에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 그래서 시간을 따로 내어 서울을 '여행'한다는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그런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 방법은 무엇일까.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서울시티투어버스라는 매력적인 방법이 눈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