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의 천국, 게스트 하우스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늘 즐거운 이야기가 있고, 웃음이 넘치는 그 곳. 하지만 어디까지나 여행자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하룻(혹은 여러날) 동안의 즐거움'일 뿐 다음날이면 또 다른 즐거움에 취해 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여행하는 내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야 하루 즐겁게 놀다 가면 그만인 사람들이니, 아무리 정을 붙이고, 살갑게 굴어보려 해도 어디까지나 '객'에 불과한건 아닐까. 어쩌면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르고, 소심한 의심이었을지 모른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동안은,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늘 하면서 달렸다. 하지만 '생태숙소 퐁낭'은 그런 나의 의심을 깨끗하게 지워준 곳이었다. 시설이 좋고, 편안해서라기 보다는...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겨우 5일 타면서 무슨 결전의 날 까지 있겠냐만은,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컴퓨터 앞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자전거로 하루에 80km 넘게 달려야 한다는게 나름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게다가 오늘 라이딩에는 목적지조차 없다. 일단은 성산까지 가는걸 목표로 하되, 너무 무리하진 않기로 미리 약속했다. 과연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4박 5일이면 그리 짧은 일정은 아니었지만 욕심을 조금 부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거리 분배가 그렇게 되고 말았다. 마라도는 꼭 보고 싶었고, 그렇다고 우도나 성산 일출봉을 포기할 수는 없고... 2일차와 3일차에 두 곳을 나누어 놓으니 그 사이 거리가 거의 100km 가까이 되더라. 물론, 그 사이에도 중문이나 서귀포, 표선 같은 볼거리가 수두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