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 주말, 카메라와 필름 몇개를 주섬주섬 챙기고선 집을 나섰다. 언젠가 한번쯤은 비오는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오늘은 상도동 밤골로 향한다. 오래전부터 밤나무가 많이 자라서 '밤골'이라 불렸다는 이곳은 지금, 서울에 남아있는 몇안되는 판자촌중 한곳이다. 밤나무가 언덕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던 밤골 언덕에는 어느샌가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살기시작했지만 그 언덕은 지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재개발이 모두 끝나면, '밤골'이라는 이름은 그냥 이름만으로 남게된다.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더 많이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서울의 오밀조밀한 골목길들은 '재개발', '정비'라는 이름하에 무식하..
여행
2008. 8. 1.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