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다. 간간히 들려오는 뉴스에서 보니, 벌써 해운대 백사장은 파라솔로 가득하다고 하는데...폭설이 내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빨리도 간다. 그러고보니 창 밖에는 벌써 매미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지난 여름에는 안면도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름도 멋지지만, 풍경이 더 멋진 곳으로 기억되는데, 올해도 우연히 안면도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엔 바람아래해수욕장 만큼이나 그 이름도 독특한, '두에기' 해변이다. 두에기 해변은 안면읍 사무소 앞에서 해안으로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작고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팬션도 몇 개 없고, 사람들도 없는 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그런 곳.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해..
여기가 어디일까. 답답한 마음에 누가 내 지도를 빼았어서 손가락으로 콕 하고 찍어주는 상상도 해본다. 벌써 한 시간 째, 스톤타운 외곽 어느 길가에 서서 언제 올지 모르는 능궤 행 미니버스를 마냥 기다리는 중이다. 오전 보다 더욱 맑아진 하늘 아래로 내 어깨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 참 얄밉다. 버스 정류장이라고는 하지만 변변한 그늘 조차 없는 덕분에 시원한 콜라로 더위를 식히는게 전부다. 하지만 그 전에 지루해서 먼저 지칠 노릇이다. 그렇게 한 시간 쯤 더 지났을까. 드디어 저 멀리서 조그만 봉고차가 한대 이쪽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와 멈춰선다. 한 눈에 보기에도 이미 자리가 없는 버스. 뒷 좌석 창문으로 힘겹게 내 배낭을 구겨넣고는, 이내 나 역시 배낭처럼 구겨진 채로 들이밀어 진다. 스톤타운이 인도 바..

에메랄드빛 바다가 넘실대는 낭만적인 이국의 해변가로 떠나는 휴가. 요즘처럼 푹푹찌는 일명 '살인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그 어느때보다 간절해진다. 하지만 외국으로 떠나는 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꿈에 불과하다, 나역시 마찬가지. 한달간의 배낭여행이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갈때 쯤, 우리는 프랑스 남부 해안 '니스'에 들렀다. 지중해에서 즐기는 바캉스, 여행하는 내내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다려왔던 곳이기도 했다. 물론 바캉스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우린 잠깐 들러가는 관광객에 불과했고, 한나절 쉬어가는 해변은 오히려 아쉽게 느껴질 뿐이었다. 야간열차를 타고 아침 일찍 니스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바다에 나가있기엔 조금 그래서, 우리는 먼저 가까운 '생폴'에 다녀오기로 했다. 작지만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