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내내 잠을 설쳤다. 찐득찐득한 땀냄새가 진하게 베어있는 침대커버는 몸이 닿을 때 마다 찰싹 달라붙어 따라 올라오고, 침대를 통째로 감싸는 모기장은 어디가 뚫려있는건지 당최 제 기능을 못한다. 윙윙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손을 휘젓다 보니 어느새 창밖이 환해지기 시작한다. 아직 전날의 피로가 풀릴리 만무하지만 한번 떠진 눈은 다시 감길 생각을 안한다. 대충 고양이 세수로 눈꼽을 떼고는 조금 이른 시간 밖으로 나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깜깜하지만 15달러인 숙소와 가격이 두배긴 해도 선풍기가 돌아가는 숙소, 그래도 첫날이니 더워서 잠을 못자는 일은 없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비싼 돈을 주고 짐을 풀었건만 밤새도록 돌아가는 발전기 소리때문에 선풍기가 돌고있는지 내가 돌고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로컬버스나 디럭스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좋은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관광지가 아닌 조그만 마을들을 지나며 창밖으로 만나는 풍경이 참 좋았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거리가 500km를 넘어가는게 예사인 인도에서는 이정표에 100km만 남았다고 나와도 거의 다왔네 하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오곤 했다. 우데뿌르에서 푸쉬카르로 가는 길도 참 멀고 험하더라.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디럭스버스보다 한 등급 더 낮은 로컬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나라 시골 읍내풍경을 연상케 하는 작은 마을들을 수도없이 지났던 것 같다. 이런 작은 마을을 지날때면 어김없이 버스가 한번씩 쉬어간다. 길 한쪾에서 기사아저씨께서 피곤하셨는지 짜이로 목을 축이며 이리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