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길이 참 좋아서 자전거 타는 '맛'이 나는 섬이다. 조금이라도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노면 상태에 따라서 자전거가 나가는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속도계 수치상으로도 그 차이가 확연하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재미 말고 또 제주도 여행의 매력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게스트 하우스 투어.' 흔히 게스트 하우스라고 하면 외국 여행을 가서 사용하는 숙소 쯤으로 알고 있지만, 제주도에는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가 일주 도로를 따라 섬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다. 첫날 숙소로 우리가 선택한 곳은 협재/금능에 위치한 '마레 게스트 하우스'다. 1132 일주도로를 타고 가다가 한림공원쪽 해안도로로 빠지면 한림공원을 지나 1km 못미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제주도 ..
내일 (11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는 국제 스노보드 월드컵이 열린다. 평창도 아니고, 무주도 아니고 뜬금없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스노보드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말이 필요없다. 이미 대회는 내일로 다가왔고 복원공사중인 광화문 위로는 스노보드 점프대가 올라타버렸다. 사진을 보고 대개 사람들의 반응은 이게뭐냐, 믿지못하겠다, 왜그랬을까 등등 다양하다. 세종로의 차들이 양옆으로 비켜나고 세종대왕님께서 그 가운데 떡하니 자리를 잡으셨을 무렵, 광화문 광장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올리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내일로 다가온 스노보드 월드컵 소식을 듣고 얼른 포스팅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짧은 생각들을 적어본다...
야한 포즈의 조각상들인 '미투나'로 유명한 카주라호. 델리나 바라나시 같은 대 도시들과 비교하면 비교도 안 될 만큼 작고 한적한 곳이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한국인 여행자들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일까. 한국인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 할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도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큼직한 눈에 까무잡잡한 피부, 우리와 조금은 다른 모습의 외국사람들이 한국어로 이야기하는걸 듣고 있다보면 참 신기하기도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평소와는 달리 한국에서 온 배낭여행자가 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딜가도 나에게 쏠리는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예정보다 조금 오랫동안 카주라호에 머물렀는데 어느새 나는 마을의 스타(?)가 되어있었다. 마을 어귀의 ..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자한이 애비인 뭄타즈 마할을 위해 1631년 착공을 시작하여 22년간의 길고 긴 공사 끝에 완공된 어마어마한 규모의 무덤이다. 타지마할 뒷편으로 유유히 흐르는 야무나 강의 풍경과 정원의 정방형 호수에 비친 타지마할의 반영은 웅장함을 넘어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지금은 하얀색 대리석으로 만든 대칭형 건물이 하나뿐이지만, 처음 계획할 당시에는 타지마할 반대편에 검은 대리석으로 만든 똑같은 건물이 하나 더 있었다. 하지만 검은 타지마할은 결국 지어지지 못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반만 완성된 계획이지만 지금도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걸 보면, 만약 검은 타지마할까지 함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정도까지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타지마할에..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로컬버스나 디럭스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좋은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관광지가 아닌 조그만 마을들을 지나며 창밖으로 만나는 풍경이 참 좋았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거리가 500km를 넘어가는게 예사인 인도에서는 이정표에 100km만 남았다고 나와도 거의 다왔네 하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오곤 했다. 우데뿌르에서 푸쉬카르로 가는 길도 참 멀고 험하더라.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디럭스버스보다 한 등급 더 낮은 로컬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나라 시골 읍내풍경을 연상케 하는 작은 마을들을 수도없이 지났던 것 같다. 이런 작은 마을을 지날때면 어김없이 버스가 한번씩 쉬어간다. 길 한쪾에서 기사아저씨께서 피곤하셨는지 짜이로 목을 축이며 이리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