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 크게 한 번 출렁이는 차축의 진동이 창문에 기댄 내 머리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당시 스무 살 나이에 유럽을 배낭여행 중이던 나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를 출발해 '생폴 드 방스'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있었다. 순간 안내방송에서 들리는 '방스'라는 단어에 반사적으로 가방을 챙겨 버스를 내렸다. 하지만 이상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가이드북에 나온 마을 사진과 영 딴판인 게 아닌가. 분명 '방스'라고는 했는데 여기가 정말 '생폴 드 방스'가 맞는지 스마트폰도 없던 그 시절엔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친구들과 상의 끝에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달리는 자동차를 향해 '생폴!'이라고 소리 지르며 열심히 손을 흔들었고, 운 좋게도 푸조 한 대를 얻어 탈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우리가 버스를 내린 곳은 ..
여행/'19 프랑스휴가
2020. 5. 19.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