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부터 지구 정반대 편 브라질까지 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미국을 경유하거나, 유럽 주요 도시를 경유하거나, 중동을 경유하는 방법. 지난 2016년에 유일한 직항 편이 폐지된 이후론 환승 편을 이용하는 방법만 남아있다. 그중, 미국을 경유하는 방법은 거리는 짧아도 ESTA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유럽 주요 도시를 거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아부다비의 에티하드 항공, 도하의 카타르 항공, 또는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그렇게 브라질 상파울루로의 출장이 확정되었다. 오고 가는데만 꼬박 사흘은 잡아야 하니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여비를 예상하는 것도 이래저래 다른 출장 때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것 같다. 게다가 난생처음으로..
라오스는 낮은 인구밀도에 비해 다양한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중 하나다. 라오스 정부내 공식 인정된 소수민족은 49개지만 하위민족은 160개 정도로 추정되며, 학자에 따라서는 800여개 이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라오스의 소수민족은 대부분 고유한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험준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지역간 교류가 드물었던 환경에 기인한다. 우리가 정글 촬영을 했던 우돔싸이의 남깟 지역은 그 중 크무(까무) 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까만색 바탕에 빨간 장식으로 된 복식을 주로 하는 이들은 현지에서 농업이나 관광업에 종사하며 부족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크무족과의 만남방비엥에서 신나게 놀던 두 젊은이가 어떻게 하면 크무족과 만나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PD님은 고민이 깊으셨던 ..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던 한국의 2월. 두툼한 점퍼와 목도리를 풀어 헤치고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아프리카에서의 여정도 이제 마지막 몇 시간만을 남기고 있다. 아직 비행기 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지만 천천히 짐을 챙겨 케냐에서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럽게 바뀐 날씨에 적응을 못하고 잠 못 이루던 잔지바르에서의 첫 날 밤, 비포장 도로에서 덜컹거리며 하루종일 버스를 타고 먼지를 뒤집어 쓰던 기억, 난생 처음 맛보는 악어 고기로 배를 두둑히 채웠던 마지막 저녁식사. 처음엔 너무나 불편하고 힘들게만 느껴졌던 모든 일이 어느새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었다. 공짜 항공권이 아니었다면 애초부터 계획조차 하지 않았을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그래서 ..
오랜 비행때문인지, 시차에 아직 적응을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막 잠에서 깬 후배녀석의 표정이 어째 시무룩하다. 오늘 하루쯤은 다르에스살람에서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얼굴에 써 있는게 다 보이는데 짧은 일정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가 먼저 입에서 나온다. 지친 몸을 이끌고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조차 없는 찜통같은 공항 한 구석에서 서둘러 입국수속을 마치고 비자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탄자니아는 따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갈 필요가 없는 국가다. 여권과 함께 50달러만 내면 즉석에서 비자를 발급해준다. 기다리는 동안 드디어 여유가 좀 생겨서 주변을 둘러본다. 조금은 어색한 공항의 풍경과 쉴새없이 들려오는 낯선 말들, 얼굴에 땀이 흐르는것도 모르고 마냥 신기해서 두리번거려본다. 그런데 어째 오히려 누런 ..
한국서 아프리카까지 가는 길은 멀고 또 멀다. 직항편을 타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봐야 이집트의 카이로나 남아공의 케이프 타운 정도가 전부고, 그 외의 지역은 대부분 환승을 통해서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거치고 나서야 입성이 허락된다. 문득, 요즘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하는 아프리카 우물파기 프로젝트가 생각이 난다. 길고 긴 비행은 후덕한 인상의 튼튼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용만씨조차 지치게 만들 정도였으니... 출국 2시간 전, 일찍부터 공항에 나와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직 아프리카에 간다는게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카타르 항공에서 받은 공짜 티켓이 아니었다면 쉽게 마음먹지도 못했을 아프리카 행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먼 거리 만큼이나 아직 마음의 거리도 멀기만 하다. 좌석벨트를 착용하라..
여행을 준비하며 제일 고민되는 일은 아마도 항공사를 선택하는 일이 아닐까. 특히 인도와 같이 물가가 싼 나라는 적장 여행지에서는 돈이 그리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어떤 항공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여행 전체경비가 굉장히 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인도로 가는 대한항공 직항편도 있지만, 왕복 100만원을 훨씬 웃도는 비싼 가격과 애매한 현지도착시간으로 인해 배낭여행객들은 거의 타는 일이 없다. 대신 홍콩이나 방콕등을 경유해서 다니는 외국 항공사들 비행기가 성수기에는 60만~70만원 정도로 비교적 싼 편이다. 게다가 인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스탑오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훨씬 유리하다. 여행을 준비하며 우선 항공편부터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열심히 뒤지는데 순간 내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