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하나 없이 미끈한 맵시의 '그 다리'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브리핑 자료에 들어갈 근사한 '다리(bridge)' 이미지를 검색하던 중이었다. 부러질 듯 말듯한 조형, 군더더기 하나 없는 디테일, 중간 기둥 없이 물 위를 가로지르는 담대함 까지!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다는 '그 다리'는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와 정말이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작업은 무사히 끝났다. 조금 더 정보를 찾아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이내 일상의 고단함에 떠밀려 버렸다. 그렇게 '그 다리'는 한동안 나의 뇌리에서 잊혀 있었다. '그 다리'를 다시 마주친 건 유니테 다비타시옹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나왔을 때였다. 구글 지도에서 마르세유 항구 근처의 주차할 곳을 찾던 중 어쩐지 낯익은 건물을 발견했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딱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겠는걸' 쿠리치바에서 상파울루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이라는 나라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애초에 며칠 일정 가지고는 제대로 돌아볼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딱 하루만 더 있었더라면 브라질리아 정도는 가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미련이 생겼다. 브라질리아는 미국의 워싱턴 DC,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시 같은 일종의 행정수도이다. 행정가도 아닌 내가 브라질리아에 가보고 싶은 이유는 순전히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Oscar Niemeyer, 1907-2012)의 작업을 보고 싶어서였다. 명실상부한 브라질의 국민적인 건축가, 우리에겐 어쩐지 오스카 니마이어라는 발음으로 더 익숙하지만 근래 들어 포르투갈어 표기법을 따르는 것으로 바뀌었다. 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