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람들에게 주말은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 부터다. 전에 집을 계약하러 처음 집주인 할머니를 만났을때도, 금요일에는 수업 넣는게 아니라며 피에스따(fiesta)는 목요일 밤부터라고 묻지도 않은 조언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뭐, 그 말 그대로 내 시간표의 금요일에는 아무런 수업이 없다. 이따금씩 스페인어 수업 보충시간이 금요일로 잡히긴 하지만 원칙상으로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날이다. 이런 금요일이면 보통 빨래, 청소, 밀린 집안일을 하며 여유롭게 보내곤 했다. 지난주 금요일은 유난히 할 일이 없는 날이었다. 조깅이라도 하러 나가면 좋으련만 요새 마드리드는 거의 매일같이 비가 내린다. 전날 느즈막히 할 일을 하다가 잠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늦잠을 더 자볼까 침대에서 ..
빠를라, 파를라, Parla... 어떻게 쳐봐도 네이버에서는 결코 검색할 수 없는 도시. 그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흔한 블로그 리뷰조차 하나 없는 이런 도시에 우리는 어떻게 하다가 가게 된걸까. 그날의 갑작스러운 여행은 우린이가 우리집에 놀러와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번주 화요일은 스페인의 공휴일이었다. 겨우 단 하루 쉬는거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학교 수업은 월화수 연달아 휴강. 덕분에 지난 주말부터 내리 놀아제낄 수 있는 길고긴 '가을방학'이 생겨버렸다. 우린이가 우리집에 놀러온건 월요일 점심 무렵. 사실 다른 수업은 모두 휴강이지만 오후에 스페인어 수업이 있어서 막 방청소를 마치고 학교를 가려던 찰나였다. 지난 일요일 한국 음식 파티를 하고 남은 잡채와 닭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