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에서의 첫 번째 아침이 밝았다. 전날 저녁 늦게 마을에 도착한 탓에 주위를 둘러볼 새도 없이 곧바로 방에 들어와 잠을 청한 뒤였다. 반쯤 열린 발코니창 너머로 불어 들어온 선명한 산내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아직도 잠이 덜 깬 나의 의중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산새들마저 쉴 새 없이 지저귄다. 도저히 일어나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었다. 확실히 도시에서 맞이하던 아침과는 조금 달랐다.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고 문득 생각했다. 호텔 앞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 도로는 내 기억이 맞다면 어젯밤 역에서부터 걸었던 그 길이었다. 겨우 차 두대가 아슬아슬 지나갈 정도의 길이 마을의 중심 도로라니. 어쩌면 인구 3천 명 남짓의 이 작은 마을에선 중앙선을 그리는 것조차 사치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여행/'15 이탈리아출장
2020. 7. 21.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