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열차를 놓치는 사고 때문에 너무 놀라서 였는지, 아니면 두번이나 열차를 갈아타고 체코 국경을 지날 때 자꾸만 여권과 기차표를 검사해서인지 몰라도, K군이나 J군 둘다 잠이 부족한 얼굴들이다. 그에 비해 난 의외로 너무나 잘 잤다. 기차를 언제 갈아타고 어디서 내렸는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로 신기하게 잘 잤다. '프라하' 하면 누구든지 아름답고 깔끔하게 잘 정돈된 낭만적인 유럽의 도시를 상상하겠지만, 하루동안 프라하에 머물면서 내가 느낀 이곳은 생각보다 많이 실망스러웠다. 물론 나도 '프라하'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같은 상상을 한 채로 이곳에 왔기 때문에 실망이 더 클 수도 있겠다. 프라하는 말 그대로 '체코의 한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낭만적인 '프라하'..
야간열차에서 쫓겨난 사연... 유럽 대륙에 건너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딱 한번 했었던 야간열차 예약도 어이없는 직원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열차예약비에 놀란 우리는 암묵적으로, 앞으로 야간열차는 미리 열차가 들어오기전에 플랫폼에서 죽치고 앉아있다가 열차가 들어오는 대로 비어있는 컴파트먼트를 점령하고 잠을 자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었다. 오늘 타려던 프라하행 열차 역시 예약도 안한채로 열차 출발시간 한시간전부터 플랫폼에 앉아서 열차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12시 15분, 드디어 프라하행 열차가 들어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City Night Line 라고 써진 기차에는 컴파트먼트 없이 전부 침대칸인 '쿠셋'만 있었다. 기분이 꺼림직하긴 했지만 일단 무작정 올라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