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껏 한번도 다른 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서울 촌놈'인 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직도 서울에서 가보지 못한 곳,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예전에는 서울이 너무 크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서울이 너무 익숙했기에 내가 나고 자란 도시를 감히 '여행'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도 같다. 아마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서울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라는게, 이미 경험한 것 보다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것에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 그래서 시간을 따로 내어 서울을 '여행'한다는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그런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 방법은 무엇일까.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서울시티투어버스라는 매력적인 방법이 눈에 들어..
달동네는 참 부르기도 쉽고 예쁜 이름이다. 누구보다 달빛에 가까이 살고있는 사람들의 마을이니 달동네라는 이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서울의 아직 남아있는 달동네들을 이곳저곳 찾아다닌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동안 많은 골목을 걷고,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카메라로 기록을 남기고... 참 많은 생각도 했다. 소위 작품이라고 일컫어지는 스타 건축가들의 멋진 주택과 대형 건물들이 건축가 하면 떠오르는 지배적인 이미지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조직하고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일 역시 건축가의 몫이다. 때문에 우리가 살고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안에서 벌어지고있는 '살아가는 풍경'은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이자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인왕산자락에 걸터앉은 홍제동 개미마을은 모두 210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