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이탈리아 여행 7일째. 밀라노에서(정확히는 바로 옆도시 베르가모에서) 시작한 여정은 동서로 지중해를 한번씩 찍고 한바퀴를 돌아서 다시 밀라노로 돌아와 있었다. 돌이켜보면 세계일주중인 현재와 마드리드에서 교환학생 생활로 바쁘던 내가 일정을 맞추고 여행 계획을 잡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 결국 밀라노 인-아웃으로 루트가 굳어진건 마드리드-밀라노간 항공권이 이탈리아 북부 도시들중 제일 싼 편이었기 때문이다. 이유가 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베네치아와 친퀘테레 때문에 다시 찾은 이탈리아에서 밀라노까지 여행하게 되었다. 친퀘테레로 가는 밤샘 여정 후 오랜만에 발을 쭉 뻗고 잔것 같다. 밤 늦게 밀라노에 입성해서 미리 알아본 시 외곽의 허름한 호스텔에서 그렇게 하룻밤을 ..
뜨거운 태양이 매일 이글거리던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피렌체, 플로렌스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딱 여행의 중간쯤 왔다. 아직 가야할 곳도, 봐야할 것도 너무나 많이 남았지만 몸은 많이 지쳐버렸다. 피렌체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나면, 야간열차를 타고 드디어 스위스로 넘어가게 된다. 계속해서 강행군을 하다보면 언젠간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버릴게 분명하기에 피렌체에서는 여행의 전반부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가볍에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피렌체는 여행하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재미있는 도시다. 나처럼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필리포 브루넬리스키와 두오모로 이어지는 르네상스 건축의 발상지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이탈리아 젤라또의 본고장으로, 쇼핑을 좋아하..
스무살 이규빈, 로마에 서다. 그동안 여행했던 그 어떤 여행지보다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로마. 내가 로마에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감회가 새로운 그런 곳이 바로 이곳 로마이다. 간밤에 야간열차에서 컴파트먼트를 6명이 꽉 차서 오는 바람에(우리가 탄 열차는 복도까지 사람들로 꽉 차있는 상태였다) 제대로 피로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로마에 도착해버린 우리는, 제일먼저 민박집부터 찾았다. 로마에서의 민박은 이번 여행에서의 첫 한인민박이었기에 두려움 반, 설렘 반 하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 민박집은 생각보다 너무너무 친절하고 마음에 들었다. 들어가자마자 따끈한 김칫국이랑 아침을 차려 주시는데 정말 타지에서 먹는 밥맛이라는게 이렇게 꿀맛일지는 미처 몰랐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재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