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계 스튜디오 마감과 함께 마드리드에서의 교환학기가 공식적으로 끝나는 날이다. 어느덧 2011년이 보름도 채 남지 않았고, 이제는 마드리드에서 지낸 날 보다 앞으로 지낼 날이 더 적어져 버렸다. 한국의 겨울 만큼 춥지는 않지만 뙤약볕 아래 한걸음 마다 물 한모금씩 마시던 여름에 비하면 날씨도 많이 쌀쌀해졌다. 지난 8월,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처음 했던 일은 바로 '집(Piso) 구하기'였다. 교환학생으로 오기 전부터 이런저런 준비를 많이 했었지만 당장 집 구하는 문제는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하는 일이었기에 더욱 정신 없었던 그 때였다(참조: 마드리드에서 집 구하기). 그렇게 마음에 쏙 드는 집을 구해서 6명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좌충우돌 신나게 살기를 벌써 4개월.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다시..
공항에서 짐을 찾아 출국장을 나오는 길. 교환학생으로 머나먼 외국땅을 처음 밟는 그 순간,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는 뭘까.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일, 언어를 빨리 익히는 일, 익숙치 않은 음식에 입맛을 맞추는 일, 그 무엇도 아니다. 정답은 바로 당장 이 곳에서 자리를 잡고 6개월, 혹은 1년간 살아갈 집을 구하는 일. 애초부터 기숙사에 들어가기로 되어있다면야 신경쓸 필요도 없지만 당장 현지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기숙사 보다는 시내 한복판에서 외국 친구들과 살 부딛히며 살아가는 편을 훨씬 추천한다. 처음엔 집 구하기가 다소 힘들 수도, 또 살다보면 불편한 점도 있을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더 많은 것들을 매일같이 배우고 즐길 수 있기 때문. 스페인에..
지금 마드리드는 9월 7일 수요일 정오다. 시간표대로면 아침 일찍 사진수업이 하나 있지만 개강 첫주라 오늘은 휴강이다. 이따 저녁때 설계 수업 첫시간을 가봐야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통 블로그는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일단은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그를 켰으니 불행중 다행일까나. 마드리드에 온지 정확히 보름이 지났다. 처음 일주일간은 airbnb.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작은 집하나를 친구랑 같이 통째로 빌려서 살았다. 가격은 호스텔보다 당연히 훨씬 비쌌지만 덕분에 마드리드에서의 첫 일주일을 마음 편하게, 또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사실 그 곳을 떠나온 이후론 이사며 개강이며 이런저런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두 배는 더 시간이 빨리간 것 같다. 기억이 더 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