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그렇게 행주산성에서 광흥창역 까지 전철을 타고 돌아와, 한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펑크 수리를 받고나니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지쳐버렸다. 이제 자전거도 고쳐졌겠다 다시 타고 가야 할텐데, 오늘은 라이딩한 거리도 얼마 안되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다시 힘을 내서 페달을 밟아 보기로 했다. 이곳 서강대교 북단에서 부터 가양대교 북단 까지 달린 후에, 가양대교를 타고 한강을 넘어 집에갈 계획이었다. 북단 자전거도로는 평소에는 거의 달릴 일이 없기에 조금 설레는 마음은 있었지만 페달을 돌리는 발은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한강 자전거 도로에 진입하니, 멀리 뉘엿뉘엿 지는 태양이 오렌지 빛으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요 근래 몇일동안 하늘은 정말..
모처럼 아무 스케쥴 없는 주말이 돌아왔다. 평소 같았으면 리뷰 촬영이니 출사니 해서 정신없었을 테지만 추석 연휴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지 마음마저 홀가분한 그런 주말이었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던 서울의 하늘은 그야말로 우울 그 자체였다. 자전거를 타고 밖에 나간게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몸이 근질거리는건 당연지사! 모처럼 화창한 주말을 맞아 가벼운 마음으로 고등학교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얼마전에 과외를 잘려서 주말 스케쥴이 텅 비어버렸다는 한 녀석과, 야구 시즌이 거의 끝나 심심하다는 또 한 놈, 그리고 내가 만나니 그야말로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간만에 여유로운 페달질 좀 해보자꾸나! 원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친구들이 사는 양화대교 북단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잠을..
느즈막히 봄이 오는가 싶더니 벌써 한여름 날씨다. 그나마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고 하지만, 아직 6월초인데 벌써부터 30도를 웃돌 정도니 이러다가 8월에는 40도가 넘어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는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날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6월 달에 이렇게 비가 자주 오는지도, 해질 무렵에 그렇게 푹푹 찌는지도 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운동한답시고 땡볕에서 고생하다간 오히려 몸이 축나기 딱 좋은 계절. 그래서인지 한강 자전거 도로는 오히려 이른 아침,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에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야경 예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한강의 다리들. 시간이 늦은 김에, 야경도 구경하고 시원한 강바람도 쐬보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
지난번 첫 자출 이후[링크: 나의 첫 자전거 출근기!(한강-안양천-도림천-서울대)] 통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었다. 일단 출근을 하려면 퇴근을 해야하고, 퇴근할 때도 자전거를 가져가야 다시 타고 올 수가 있는데, 저녁시간에 약속 한번, 과외 한번 이렇게 되어버리니 이틀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기필코 자전거를 타겠노라고 아침 나절부터 그 생각 뿐이었다. 저녁 6시. 접혀있던 스트라이다를 펴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출발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오늘 역시 완벽한 라이딩은 하지 못했다. 구로 디지털 단지 역에서 볼일이 있어서 그곳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나머지 구간만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조금 아쉽긴 해도 내일이 또 있으니 오늘은 가볍게 몸을 푼 셈 치자. 오늘의 라이딩 코스...
다른 사람들 보다 유난히 땀이 많고, 더위를 싫어하는 나. 그런 내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결국 또 7월 마지막주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결제해버렸다! 이상하게도 여행을 가려고 마음먹고 일정을 만들다 보면 어김없이 여름, 그것도 한 여름이 되어버린다. 첫 배낭여행지인 유럽에서도 여름이었고, 인도의 사막 위에서 낙타를 탈때도 그랬고,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도 한국은 겨울이었지만 그곳은 35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이었다. 고생할걸 알면서도 이번 여름에 다시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떠나려는 나도 참 웃긴 놈인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죽을만큼 고생한 기억이 더 즐겁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매년 찾아오는 여름도, 왠지 나에게는 특별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흔히 마실용이라고 부르는 미니벨로 자전거 스트라이다지만,..
스트라이다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일주일 째.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그런 녀석이지만 가장 좋은점을 꼽으라면 바로, 주말이 기다려 진다는 점! 예전같으면 주말 내내 방에 틀어박혀서 꼼짝도 않고 빈둥거렸을테지만 이제는 얘기가 좀 다르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저 멀리까지 함께 달리고 싶지만 우선은 집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마침 한강 하류쪽으로 조금만 가면 방화대교 근처에 '강서 생태 습지 공원'이 있다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원래 풀사진, 꽃사진 찍는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왠지 그곳에 가면 예쁜 꽃이 만발했을 것 같아서 접사 렌즈도 하나 챙겨넣었다. 이럴때 아니면 또 언제 그런 사진을 찍어보겠어. 오늘의 라이딩 코스.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다. 거리도 가깝고 특별히 오르막이 있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