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먹은 태종대 자갈마당 조개구이는 정말 꿀맛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녁에 족발이나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그때까지 배가 꺼질것 같지 않아서 작전을 변경하기로 했다. 일단 남포동 자갈치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영도를 빠져나왔다. 버스는 한참을 달려 자갈치 시장 앞에 도착했다.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은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각양각색의 군것질거리로 더 유명하다. 잠깐 길을 헤메긴 했지만 어찌어찌 해서 자갈치 시장을 찾아갔다. 부산 지하철의 출입구엔 시원시원한 부산 사람들 성격처럼 큼지막한 글씨로 역 이름이 써있다. '자갈치시장역'도 아니고 다짜짜 '자갈치역'이라고 되어있는게 살짝 재밌다. 자갈치 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이곳엔 자갈치 시장 뿐 아니라 국제시장, 깡통시장이 연달아 붙어있..
지난 토요일. 주말을 이용해 당일치기로 영월에 다녀왔다. 요새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파 집구석에 처박혀 있는게 너무 싫다. 멀리 여행이라도 가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기에 기차라도 타고 싶어서 영월에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그렇게 먼 것도 아니고,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는 곳이지만 왠지 모르게 기차를 타면 내가 멀리 떠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기차에 덧씌워진 이미지, 혹은 환상으로 나를 잠시 덮는 셈이다. 사진을 또 찍어보겠다고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 넣어왔는데, 사실은 그냥 좀 걷고 싶은게 전부였다. 아무데도 못가고 하루종일 길바닥에서 걷다가 오는 한이 있을지라도, 사람도 차도 없는 곳에서 그냥 좀 걷고 싶었다. 혼자 고독을 씹는 척은 다 해 놓고서는, 또 혼자 갈 용기는 없어서 학교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