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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그렇게 행주산성에서 광흥창역 까지 전철을 타고 돌아와, 한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펑크 수리를 받고나니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지쳐버렸다. 이제 자전거도 고쳐졌겠다 다시 타고 가야 할텐데, 오늘은 라이딩한 거리도 얼마 안되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다시 힘을 내서 페달을 밟아 보기로 했다. 이곳 서강대교 북단에서 부터 가양대교 북단 까지 달린 후에, 가양대교를 타고 한강을 넘어 집에갈 계획이었다. 북단 자전거도로는 평소에는 거의 달릴 일이 없기에 조금 설레는 마음은 있었지만 페달을 돌리는 발은 여전히 무겁기만 하다.

하늘은 서서히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한강 자전거 도로에 진입하니, 멀리 뉘엿뉘엿 지는 태양이 오렌지 빛으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요 근래 몇일동안 하늘은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색이었다. 이런 날씨야말로 노을지는 하늘이 가장 예쁘다던데,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 아닌가!







이런 광경을 눈 앞에서 마주쳤다고 상상해보시길... 숨이 멎을 정도다


 위 사진들은 따로 보정하지 않은 원본 사진 그대로다. 포토샵에서 후보정을 거치지 않고도 이렇게 강렬한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노을을 본게 얼마만인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몇 번을 멈춰 세우고 찍고, 또 찍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눈앞에 마주할때면 꼭 어디 홀린 사람마냥 셔터를 누르게 된다.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서 한참을 카메라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꼭 하늘이 아니어도 한강 자전거 도로변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피사체들이 많이 있었다. 오렌지빛 노을 하늘을 배경으로 쏟아지는 강렬한 햇살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실루엣.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쉬운 풍경들...




해지는 저녁무렵이야 말로 가장 풍부한 감성의 사진이 얻어지는 시간!


 해가 지는 이 시간대를, 사진하는 사람들은 '골든 타임'이라고 부른다. 아주 해가 쨍한 대낮보다는 부드럽게 방향성을 가지고 퍼지는 저녁의 빛이야 말로 더욱 풍부한 사진의 느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또한, 매 순간 셔터를 누를 때 마다 조금씩 각도가 변하며 지평선 너머로 숨는 태양은 수많은 하늘의 표정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30분 정도의 짧은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이제는 안녕해야 할 시간!


 그렇게 노을에 취해서 페달을 밟다가, 또 내려서 카메라에 담다가 하다보니 금새 가양대교까지 와버렸다. 간만에 나선 라이딩에서 생각치도 못한 펑크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었지만, 덕분에 너무나 아름다운 한강의 풍경을 마주칠 수 있었다. 이런 날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팠지만,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광흥창 역에서 집까지, 남단을 따라 달렸으면 아마도 마주치지 못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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