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휴가의 끝을 알리는 마지막날의 해가 솟았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눈 뜨자마자 아침 먹을 고민부터 시작한다. 맛있는건 완주하고 부산에서 먹기로 하고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히 끼니를 떼웠다. 자전거 국토종주의 마지막 목적지는 낙동강하굿둑 인증센터다. 일정이 하루 늘어난 덕분에 오늘 타야할 거리는 70km 남짓. 부담은 확실히 덜했지만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겨우 70km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었다. 어떤 여행에서든 사진은 늘 내 담당이었다. 이번 자전거 국토종주도 마찬가지. 친구 Y와 일정 거리를 두고 뒤따르며 도촬하듯 사진을 찍었다. 정작 찍히는 사람은 내가 뒤에서 찍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비슷비슷한 주행 사진들이 많다보니 다 거기서 거기 같지만 저마다 이유와 사연이 있다. 예를 ..
출발지와 목적지를 정해두고 달리는 자전거 여행은 수평선상에서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 두 점을 잇는 선분 위에서 얼마나 빨리, 혹은 천천히 달릴 것인지만 결정하면 두 바퀴가 알아서 나를 이끌게 된다. 길을 찾거나 방향을 잡기위해 그리 많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밥을 먹을 곳도, 잠을 잘 곳도 모두 그 길 어딘가에 있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은 잡념을 떨쳐버리기에 참 좋다. Rider's high는 꼭 심장이 터질듯한 흥분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덧 자전거 국토종주 대장정의 다섯번째 아침이 밝았다. 갑작스럽게 휴가를 쓰고 떠나온 여정이었다. 사무실에서 한창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좋은 경치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참 좋았었다. 그런데 벌써 토요일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달려야할 거리보다 달린 거리거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