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3월, 나는 소장님 앞에 당당히 휴가 신청서를 내밀었다. 휴가일수 4일, 휴가사유는 무려 자전거 국토종주! 지난 아라뱃길 테스트 라이딩 이후 본격적인 여행 준비에 착수했다. 직장에 발이 묶인 몸이다보니 무엇보다도 전체 일정을 정하고 휴가부터 확정 짓는 것이 급선무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 코스는 약 600km 정도. 하루에 100~120km씩 무난하게 탄다고 치면 4박 5일이 적절해 보였다. 사람에 따라서는 2박 3일, 심지어 1박 2일만에 완주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의 주행력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4박 5일 일정에 여분의 하루를 더하니 총 6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말을 끼고도 최소 4일의 휴가가 필요했다. 이제 겨우..
지난 주, 만 24년간 나고자란 동네를 떠나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봐야 강서구에서 양천구로 살짝 움직인게 전부다. 완전히 새로운 동네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무려 6동안 매일같이 출퇴근(?)하던 길이 바뀐것만으로도 아직 적응이 좀 필요해 보인다. 특히나 자전거로 학교가는길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말을 통해 간단히 탐색을 해본 후에 어제 첫 자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2km 정도만 공도를 따라 한강으로 나가면 한강-안양천-도림천을 따라 거의 완벽하게 자전거도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새로 이사온 집에서는 안양천까지 나가는게 일단 큰 부담이다. 특히나 집을 출발하자마자 서부트럭터미널, 양천공영차고지, 남부순환도로를 차례로 건너야 하는지라 커다란 버스나 트럭 옆으로..
사진 찍는 이들을 위한 계절, 봄이 왔다. 봄하면 꽃, 꽃 중에서도 벚꽃이 제일이라지 않던가! 남녘에서 봄바람을 타고 올라온 벚꽃의 향기는 지난 주말 여의도에 상륙해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었다. 물론 벚꽃 송이보다 사람이 더 많았던 것만 같은 지난 주말이었지만, 그래도 물씬 풍겨오는 봄내음 때문인지 사람들의 얼굴에선 연신 미소 한가득이다. 그렇게 2011년 4월의 봄소식과 함께 어느덧 [여자친구 모델만들기 대작전]도 벌써 네번째 시간이다. 사실 3탄을 마지막으로 그만 쓰려 마음 먹었었지만 인물용으로 꼭 한번 써보고 싶은 렌즈가 생기는 덕분에 결국 이렇게 4탄을 쓰기 위해 모니터 앞에 앉았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보이그랜더 울트론 40mm F2 SLll Aspherical]이다. 원어 발음에 충실하게 읽..
자전거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교통수단이다. 발끝에 힘을 주어 페달을 한 바퀴 돌리면 더도 덜도 아닌 딱 그만큼만 앞으로 굴러가고,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슬슬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하면 바퀴도 덩달아 느리게 굴러간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끼리 흔히 우스갯소리로 사람을 엔진에 비유하곤 한다. 즉, 아무리 비싼 자전거를 탄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건 결국 페달을 돌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마치 자전거와 사람은 단순히 주인과 탈것의 관계가 아닌 함께 호흡을 맞추며 힘을 합하여 달리는 한 몸과 같은 존재라는 말처럼 들린다. 함께 호흡하고 교감할 수 있기에 먼 출퇴근길을 혼자 달려도 심심하지가 않다. 나는 이제 막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그야말로 초보 라이더다. 어쩐지 다리에 쥐가 나도록 페달을 ..
나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한지 채 한달도 안된 그야말로 초보 라이더다. 그래서인지 좀처럼 속도도 붙지를 않고 한 시간을 달려서 출근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졸음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 몇 일 타고 다녔다고 해서 눈에 띄게 더 건강해질리도, 몸의 변화가 생길리도 만무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변화는 출퇴근길이 즐거워 졌다는 사실. 매일 아침마다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며, 혹 버스라도 놓칠까 지하철 문이 닫힐까 노심초사하는 전쟁 아닌 전쟁을 하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너무나 홀가분하다. 진작부터 이렇게 다닐껄 왜 그 고생을 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콩나물 시루같은 전철해서 책 한장 볼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던걸 생각하면, 아침 공기도 마시고 풀냄새도 맡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출퇴근 ..
스트라이다를 처음 들일때만 해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냥 주말에 잠깐 한강이나 나가보고, 심심하면 동네 마실용으로 타고 다니면 되겠지 했는데 어느새 본격적인 자출족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덕분에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며 살이 쪽쪽 빠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자전거 출퇴근이라는게 묘한 매력이 있어서, 일단 한번 해보고 나면 쉽게 멈출수가 없다. 꽤 장거리 출퇴근이지만 스트라이다를 탈때도 페달만 열심히 밟으면 다닐만 했었다. 하지만 결국 본격적인 자출을 위해서 '티티카카 스피더스'로의 기변을 선택했다. 마침 그날 2010년식 새 모델이 출시되는 바람에 뒤도 안돌아보고 질렀다. 고민도 참 많이 했고, 바닥을 보이는 통장 잔고가 못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
휴일이면 한강에는 어김없이 자전거를 타는 가족, 연인, 친구들로 북적인다. 전국 지방선거일이었던 어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상시보다 배는 되어보이는 사람들로, 자전거가 나아가지 못할 정도였다. 이미 한강 자전거 도로는 포화상태다. 대부분의 구간이 2차선 정도의 폭으로 되어있지만, 초보 라이더들은 두 차선을 차지하고 휘청거리며 아찔한 곡예운전을 하기 일쑤고 갑자기 유턴을 하거나 튀어나오는 위험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한다. 늘 똑같은 풍경, 복잡한 도로 사정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당신을 위한 새로운 코스! 바로 수도권 자전거 하트 코스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얼마전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우연히 하트 코스를 알게 되었고, 어제가 특별한 날이었던 만큼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특별한 라이딩을 떠나보기로..
지난번 첫 자출 이후[링크: 나의 첫 자전거 출근기!(한강-안양천-도림천-서울대)] 통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었다. 일단 출근을 하려면 퇴근을 해야하고, 퇴근할 때도 자전거를 가져가야 다시 타고 올 수가 있는데, 저녁시간에 약속 한번, 과외 한번 이렇게 되어버리니 이틀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기필코 자전거를 타겠노라고 아침 나절부터 그 생각 뿐이었다. 저녁 6시. 접혀있던 스트라이다를 펴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출발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오늘 역시 완벽한 라이딩은 하지 못했다. 구로 디지털 단지 역에서 볼일이 있어서 그곳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나머지 구간만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조금 아쉽긴 해도 내일이 또 있으니 오늘은 가볍게 몸을 푼 셈 치자. 오늘의 라이딩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