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온 이후 처음으로 1박 이상 일정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정확히는 2박3일. 어느새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정이 들어버린 방을 떠나 여행을 떠나려니 정말 이제는 여기가 '내 집'이구나 하는게 새삼 느껴졌다. 원래 사라고사에 가게 된건 단순히 여행을 목적으로 한게 아니었다. 지난주 주말은 '사라고사 바이크 폴로팀' 주최로 열리는 '사라고사 바이크 폴로 대회'가 있는 날이었고, 우리 '마드리드 바이크 폴로팀'은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강도높은 트레이닝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에 날이 다가왔다. 키도 조그만 동양인 꼬마인 내가 멀리 스페인에서 '바이크 폴로'라는 인디씬에 몸을 담고 있는 지금의 모습도 아직 잘 실감이 안나지만, 팀원들과 함께 멀리 사라고사까지 가서 대회에 참가하..
각 나라, 혹은 도시 마다 한 번은 꼭 경험해봐야 할것같은 뭔가가 하나씩은 다 있다. 설령 별로 취미가 없는 분야라 할 지라도 일종의 통과 의례, 혹은 그 곳을 다녀왔다는 발도장 같은 거랄까. 예를 들면 런던 피카딜리의 오페라나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인도의 사막 투어, 아프리카의 사파리 같은 뭐 그런 것들. 그렇다면 스페인은? 바로 투우와 축구다. 투우는 이미 시즌을 놓쳐 버렸다. 5년전 유럽여행을 하면서도 바르셀로나 투우장이 공사중인 바람에 못보고 지나쳐야만 했는데 이번에도 또 못보고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하지만 가격도 비쌀 뿐더러 보고온 사람들이 다들 별로라는 소리를 하길래 흥미도 뚝 떨어져 버렸다. 딱히 아쉬움은 없다. 나중에라도 혹시 스페인을 다시 오게 되면 그때 볼까나. 솔직히 말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