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수능시험도 끝나고,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에 연말이 가까워졌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그나마 예년보다 추위가 좀 덜해서 수험생들 고생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종플루라는 큰 고민거리를 안고 시험을 봤을 생각에 안스럽기도 했다. 2005년 겨울, 지금 이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수험생이었던 그때가 문득 생각이 난다. 간밤에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아 새하얀 운동장 위에 차에서 내려 꽁꽁 얼어버린 손을 비비며 시험장으로 들어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긴 했나보다. 입시라는게 참 힘들고 괴로운 싸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생에 단 한번뿐인 소중한 경험이라 그런지 그때 일이 지금도 머리속에 생생하다. 자네는 왜 건축을 택했나. 입시를 준비하며, 책을 읽으며, 자..
두물머리. 참 정감있고 따뜻한 우리말 지명이다. 지난 주말,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바로 그 곳 - 두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희미한 물안개 사이로 마치 꿈속을 유영하는 분위기의 두물머리 사진들을 볼 때 마다 꼭 한번 가봐야 겠다고 버릇처럼 다짐했었다. 내 또래 젊은이들은 보통 차에 관심이 많아진다고는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 땅위를 달리는 자동차보다는 물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배가 더 좋았다. 두물머리를 찍은 사진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조그만 나룻배 때문일까. 너무나 가고싶은, 내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어디선가 얼핏 들은 얘기로, 차 없이 두물머리를 가는건 힘들다고 했다. 나중에 차가 생기면 꼭 가봐야겠다며 늘 아쉬워만 했는데... 얼마전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올해 초 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