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는 참 부르기도 쉽고 예쁜 이름이다. 누구보다 달빛에 가까이 살고있는 사람들의 마을이니 달동네라는 이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서울의 아직 남아있는 달동네들을 이곳저곳 찾아다닌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동안 많은 골목을 걷고,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카메라로 기록을 남기고... 참 많은 생각도 했다. 소위 작품이라고 일컫어지는 스타 건축가들의 멋진 주택과 대형 건물들이 건축가 하면 떠오르는 지배적인 이미지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조직하고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일 역시 건축가의 몫이다. 때문에 우리가 살고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안에서 벌어지고있는 '살아가는 풍경'은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이자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인왕산자락에 걸터앉은 홍제동 개미마을은 모두 210가..
서울의 서쪽, 영등포구 문래동에는 철공소가 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나역시 알게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파트가 너무 많아서 이제는 낮은 집들이 되려 이상해 보이는 서울 한복판에 자그마한 공장들이 모여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더욱 놀라운 건 그 곳에 예술가들이 모여서 작업을 하고 있단다. 들어보니 그렇게 최근의 일도 아니란다. 이들이 벌써 철공소 거리에 자리를 잡은지 5년이 넘었다.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라면 제일먼저 홍대가 떠오른다. 언더그라운드 문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던 홍대는 예전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개성이 강했던 홍대의 색깔은 밀려드는 상업화의 물결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그 색이 바래버렸다. 홍대의 풍경은 서울의 다른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카페촌의 풍경과 그리..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이 만들어내는 비경으로 유명한 다도해. 경상남도 통영은 남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지중 한 곳으로,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릴만큼 빼어난 경치와 볼거리를 자랑한다. 소매물도, 비진도, 욕지도 등 가까운 섬들로 나가는 배가 출발하는 곳이기도하고, 매콤하고 맛있는 충무김밥과 뜨끈한 시락국하면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파란 바다위에 떠있는 초록빛 섬들을 돌아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가볼곳이 많은 통영이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바닷가의 조그만 달동네 한 곳이 통영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통영의 '강구안항'을 바라보며 우뚝 솟은 언덕에는 조그마한 달동네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미 관광객들에게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동피랑 마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피랑' 어째 우리나라말이 아닌..
청보리밭, 고창읍성, 선운사, 고인돌마을... 전라북도 고창에는 가볼곳도 많고 즐길것도 많다. 게다가 풍천장어와 복분자술 한잔이 함께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곳이 어디 있으랴. 헌데, 작년 초부터 고창에서 둘러봐야 할곳이 한곳 더 생겼다고 하는데, 이미 신문, 잡지 등 매스컴을 통해서 한껏 유명세를 타고있는 안현 '돋음볕 마을'이다. '돋음볕'은 해돋이 무렵 처음으로 솟아오르는 햇볕이라는 예쁜 뜻을 가진 순 우리말이란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지만 왠지모르게 정감가는 따스한 느낌의 말이다. 이렇게 예쁜 이름을 가진 '돋음볕 마을'은 과연 어떤곳일까. 얼핏보면 여느 시골마을과 다를바 없어보이는 소박한 풍경. 하지만 어째 마을 초입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아무것도 없어야 할것같은 하얀 벽은 도화지가 되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