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안면도 두에기 해변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한다. 작고 아름다운 해변인 두에기는, 이른 새벽이면 물안개가 하얗게 피어 올라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로 변한다. 이른 시간부터 바다에 나온 사람들은 낚시를 하고 해산물을 채취하느냐 분주한 모습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인적이 드문 해안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는 것도 두에기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해수욕도 좋지만,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보는 기분이 나름 괜찮다. 전에 유럽 여행을 하던 중 들렀던, 프랑스 남부의 니스 해변이 문득 생각났다. 뜨거운 여름날 배낭여행에 지쳐서 였을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에 풍덩 하고 뛰어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바다에 들어와 있는 사람은 우리들 말고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다. 간간히 들려오는 뉴스에서 보니, 벌써 해운대 백사장은 파라솔로 가득하다고 하는데...폭설이 내리던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빨리도 간다. 그러고보니 창 밖에는 벌써 매미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지난 여름에는 안면도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름도 멋지지만, 풍경이 더 멋진 곳으로 기억되는데, 올해도 우연히 안면도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이번엔 바람아래해수욕장 만큼이나 그 이름도 독특한, '두에기' 해변이다. 두에기 해변은 안면읍 사무소 앞에서 해안으로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작고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팬션도 몇 개 없고, 사람들도 없는 편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그런 곳.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해..
스무살, 내 인생의 첫 배낭여행지는 유럽이었다. 아직 어린 나의 눈에는 모든 도시가 마냥 신기하고 멋지게 느껴지던 그때였지만 그 어느곳 보다도 모나코에서의 하루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푸른 지중해위에 수평선 위로 높게 돛을 올린 요트의 향연.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물보다 더욱 아름다웠고, 시내를 유유히 질주하는 빨간 페라리보다 더욱 역동적이었다. 요트를 타고 길도 이정표도 없는 망망대해를 달리는 상상만으로도 나의 가슴은 쿵쾅거렸다. 바다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을까. 그때부터 나는 늘 요트를 한 척 가지는 꿈을 꾸게 되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면 언젠간 이룰 수 있는게 '목표'라면, '꿈'은 조금 다르다. 손을 뻗어 잡기에는 아득히 멀리 있지만 마음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가슴뛰게 만들어주는 그것...
한없이 기분좋았던 어제가 지나가고, 호텔에서 맞은 아침은 생각보다는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늘 유스호스텔의 빵쪼가리 아침식사에 지쳐있었던 터라, 간만에 호텔에서 자게된 오늘은 푸짐한 뷔페식 아침식사부터 떠올렸었는데 막상 내려가보니 이건 호스텔보다 더하다. 버터도 없이 크로아상 하나, 바게뜨 하나에 달랑 커피와 우유. 유럽에선 원래 이렇게 아침을 먹는다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이걸 먹고 어떻게 돌아다니라는건지... 한국에서 먹던 국 한대접에 밥 한공기가 그리워진다. 지난 밤에는 밀린 옷가지들을 왕창 빨아서 빨랫줄이 모자랄 정도로 방안에 걸어놓았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나도 말라 있지 않았다. 급한대로 해가드는 창가에 옷을 다시 옮겨놓고 다시 침대에 누워 뒹굴거린다. 오늘은 계획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옷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