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행지를 다시 찾는 것만큼 설레고, 두근거리는 일이 또 있을까.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달래던 추억이 서린 레스토랑, 폭우가 쏟아지던 날 비를 쫄딱 맞으며 종종 걸음으로 스쳐 지나갔던 거리, 에어컨이 고장난 방 안에서 밤새도록 폭염과 씨름했던 민박집. 여행을 마치고 우리에게 남는건, 꼭 사진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만은 아닌것 같다. 그렇게 가슴속 어딘가 차곡차곡 쌓여있던 기억들을 하나 둘 끄집어 내어 다시 음미하고 추억해볼 수 있는건, 두 번째 여행에서만이 누려볼 수 있는 마치 특권과도 같은것은 아닐까. 처음 소매물도를 찾았던건 2008년 여름. 대학생이 되고 첫 배낭여행지로 유럽을 다녀온 나는, 그당시 어딘가 모를 묘한 괴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명색이 건축과 학생이 되어가지고는 아직 우리나라..
통영에서 남동쪽으로 26km.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매물도'는 이제, 남도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할 명소가 되었다. 차를 타고도 너무나 먼 통영까지 가야하고, 거기서 배를 타고 다시 한시간 반을 가야하는 섬중의 섬. 자칫 뱃시간을 잘못 맞추기라도 하면 꼼짝 없이 하룻밤을 묵어 가야하는 신세가 되어버리는곳이 바로 소매물도다. 그렇게 고생할 각오를 하고서라도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그 곳. 소매물도는 참 특별한 섬이다. '소매물도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배타고 소매물도까지 가는 길에 스친 풍경들을 포스팅을 했던게 작년 8월이니, 배에서 내려 소매물도에 들어가기 까지 꼬박 8개월이 걸린 셈이다^^; 소매물도에 다녀온지는 이제 꽤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마치 사진 속에서 영원히 ..
섬이 많아 다도해라 불리는 남쪽 바다. 푸른 바다위에 펼쳐지는 크고 작은 섬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 하지만 늘 사진으로 볼수 밖에 없었기에 아쉬웠던 곳이다. 서울에서만 살아 남해바다는 구경도 못해봤던 '서울촌놈'인 내가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섬이 있었으니, 바로 '소매물도'다. 경상남도 통영시에 속해있는 소매물도는 사는 사람이 40명 정도뿐인 정말 작은 섬이다.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다. 여행계획을 짜면서, 무슨일이 있어도 소매물도만큼은 꼭 보고오리라 다짐했었는데, 출발하기 전 일기예보를 보면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배를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인 만큼 날씨가 흐리거나 파도가 높으면 안되기도 했지만, 힘들게 찾아간 섬에서 구름만 잔뜩 낀 뿌연 경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