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제주에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 4박5일이라는 그리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제주의 이곳 저곳을 누비며 찍은 소중한 사진들과 함께 본격적인 Carl ZEISS Distagon T* 2.8/21mm ZK 리뷰를 시작해보려 한다. 사실 지난번에 올렸던 프리뷰(http://ramzy.tistory.com/199)에서 생각보다 꽤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바람에 정작 본편에서는 무슨 얘기부터 꺼내야 할지 조금 막막하다. 어쨌거나, 렌즈는 사진을 찍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아무리 이런저런 말을 많이 늘어놓아도 그보다는 한 장의 사진이 더욱 생생할 수 있지 않을까. 소소한 사진들을 함께 감상하면서 제주에서 자이스와 함께했던 나의 기억들을 살포시 즈려 밟으며 걸어보시길... 조금은 무겁고, ..
내가 렌즈의 기계적인 성능이나 수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필름 카메라를 쓸때만 해도 싸구려 필터에 기름 범벅을 해놓고도 신이 나서 셔터를 눌렀던 것 같고, 최근에 디지털 바디로 넘어와서도 색수차니 선예도니 하는 말들은 나와는 상관 없는 말이라도 치부해버렸었다. 사진은 카메라로 찍는게 아니라 눈으로 찍는거라는 믿음이 강해서 였을까. 그런데 최근들어 렌즈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수치들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성이 생겼다. 나야 상관없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될, 일명 '샘플샷'을 찍어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그럴 수 밖에. 결정적으로 77리밋을 일주일 정도 대여해서 써보는 사이에 처음으로 '색수차'라는 것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망쳐..